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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장관들의 ‘국무회의 중계 축소’ 요청, ‘하명식’ 국정소통 바꿔야

정부 부처 장관들이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국무회의 생중계 축소’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사설]장관들의 ‘국무회의 중계 축소’ 요청, ‘하명식’ 국정소통 바꿔야

지난 2일 총리공관 만찬에 참석한 장관 10여명이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국무회의 공개범위를 축소해달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사진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이 대통령. 연합뉴스

정부 부처 장관들이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국무회의 생중계 축소’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지난 2일 열린 총리공관 만찬에서 장관 10여명은 “국무회의가 생중계되면서 대통령 의견에 반론을 내기 어렵고, 이로 인해 설익은 정책이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개 최소화를 제안했다고 한다. 국무회의 공개가 토론을 막고, 일부 정책 혼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총리실은 “국무회의에서 자유롭게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국무위원들이 대통령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 투명성과 국민 소통 강화를 목표로 지난해 7월29일 ‘국무회의 생중계’를 도입했다. 도입 초기엔 과거 받아쓰기 회의에서 탈피해 활발한 토론과 신속한 정책 수립이 이뤄지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방세 체납 관리나 인공지능(AI) 인력 채용 문제 같은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해 대안을 마련한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국무회의는 보안 사안, 갈등 요소가 첨예한 정책을 조정해야 하는 국정 최고 심의기구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관료사회에 전달되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치밀한 준비나 조정 없이 일방향으로 흐르면 국정의 중심축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 치열한 토론보다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나 발언이 곧바로 정책 추진으로 이어져 혼선을 빚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성평등가족부 주도로 공론조사를 거친 촉법소년 연령하향안은 “너무 미약하다”는 이 대통령 한마디에 무력화됐고, 농지 전수조사와 노란봉투법 시행령 추진이 사전 검토 없이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계기로 시작됐다가 후퇴하기도 했다. 초고가 1주택 보유세 부과와 같은 민감한 부동산 정책을 두고 유튜브 댓글로 즉석에서 여론을 수렴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대통령 체면을 고려해 아니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한 참석자의 말처럼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현장에서 대통령에게 직언하기란 쉽지 않다.

심야와 새벽을 가리지 않는 대통령의 SNS 활용도 긍정적 영향 이상으로 부정적 영향이 크다. 정책이든 정무 현안이든 국민에게 대통령 생각을 속속들이 전할 수 있지만 이는 공직사회나 여권을 경직시키는 원인으로 작동하기 쉽다. 이 대통령은 SNS가 소통 창구가 아니라 우호적 여론을 공유하고 반대 의견을 반박하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청와대는 장관들의 건의를 불만이나 항명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국무회의 생중계 문제를 포함해 국무위원들이 소신 있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소통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국정 철학을 밝혀 공직사회가 움직이도록 지시하는 것과 함께 국정의 최종 조정자로서의 역할도 늘려 소통의 균형을 잡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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