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세제 개편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정부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둘 다 청년층과 개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센 것들인데, 정책 발표 나흘 만에 전면 수정 대상이 됐다. 시장에 미칠 파장과 국민의 수용 가능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허점투성이 정책으로 혼선을 빚은 관련 부처들의 안일함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자·배당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ISA는 자산 형성 기회가 부족한 청년층과 소액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절세 및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정부 개편안은 투자 대상을 국내로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기존 ISA에 대해선 만기 연장을 제한하고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하는 등 혜택을 축소했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가입자는 만기마다 세금을 정산하고 재가입해야 해 장기절세 혜택이 끊기고,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납입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특히 소득이 불규칙한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들의 자산관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주주가 고의적으로 주가를 낮춰 상속·증여세를 줄이는 행위를 막겠다고 내놓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의 경우 실효성이 떨어져 여당에서조차 반발이 나온다.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권인 기업을 적용 대상으로 했다. 현재 이 기준에 해당되는 상장기업은 130개에 불과하고, 대주주가 13개 반기 중 두 차례만 주가를 잠시 올리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 평가 기준일 전후 2개월 평균 주가의 130%로 정한 낮은 과세 기준도 주가 억누르기를 막기에 한계가 있다.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구체적인 설계가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면 고집할 이유가 없다. 정부·여당은 시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부작용을 극복할 보완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이번 세제개편의 핵심인 부동산 세제에도 문제가 없는지 봐야 한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를 보면 정부가 입법예고한 부동산 세제개편 관련 법안들에 대한 국민의 보완 의견이 9일 오후 현재 4000건이 넘는다. ‘실거주 중심 과세’를 통해 조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원칙은 지키면서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밀한 보완이 필요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