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이 52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7조6천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이 72%에 달한다. 100원 팔아 얼마를 남기냐는 영업이익률이다. SK하이닉스는 72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통상 10~30%면 높은 업종으로 본다. 정보기술(IT),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통, 마트, 음식점 등은 1~5%로 매우 낮다. ‘72%’가 상징하는 이익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43%다.
그런데 평택 캠퍼스 인근 도로가 완전히 통제됐다. 삼성전자 노조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노조 투쟁의 핵심은 성과급 책정이다.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최대 300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 경우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말이다.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파업도 예고해 놨다. 파업 기간이 2026년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다. 노동자와 경영진, 주주가 모두 긴장하고 있다. 잔치를 벌여야 할 곳을 가득 메운 걱정이다.
대기업 성과급은 이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다. 삼성, SK, 현대차 노조가 주도해 왔다. 이때 성과급의 기준은 ‘영업이익의 몇 %’다. 노동자는 제품 생산의 첫 번째 투입 요소다. 영업이익은 투입 요소 대비 매출의 결과다. 그러니 충분히 보상받아야 한다. 다만 적정성에 대한 토론은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00만 주주에게 11조1천억원을 배당했다. 성과급보다 훨씬 적다. 연구개발에는 37조7천억원을 투자했다. 역시 성과급보다 적다.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섣불리 결론을 내릴 문제도 아니다. 다만 의미 있는 조언이 있어 소개한다. 중앙일보에 실린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 인터뷰다. 그는 현재의 호황을 지속 불가능한 구조라고 단언했다. 업황이 다시 꺾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잘나가는 지금이야말로 ‘초격차를 위해 투자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의 산증인이다. IT 정책을 이끈 장관이었다. 그의 말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중량감만은 특별하다.
언론 역할도 생각하게 한다. 성과급 경쟁은 언론이 조장해 왔다. 성과급 서열화에도 앞장섰다. ‘성과급 1억원 시대’라며 부추겼다. 최근에는 ‘성과급 10억원 오나’라며 또 군불을 땐다. ‘노(老) 전설’을 불러낸 환경의 하나가 됐다. 성과급은 노동자의 권리다. 이익이 커지면 액수도 커져야 한다. 하지만 반드시 같이 가야 할 영역이 있다. 첨단 두뇌 산업을 이끄는 연구개발(R&D)이다. 존재와 진보의 출발이 되는 투자다. 생존을 위한 투자다.
성과급 증가는 필연적으로 투자 여력을 압박한다. 몇 개월의 기술 격차로 명멸하는 반도체는 더 하다. 2012년 파산한 ‘엘피다 메모리’, 2009년 파산한 ‘키몬다’, 80~90년대에 쇠락한 ‘도시바·히타치’. 이들 몰락에 붙은 공통된 정의가 있다. ‘돈을 벌 때 더 투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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