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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청주문화원, 의심 자초 말라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남에게 의심받을 만한 행동은 애초에 하지 말라는 뜻이다. 공공기관과 공익법인의 운영에서는 더욱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청주문화원이 원장의 중임 제한을 완화하는 정관 개정을 단행하면서 지역 문화계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설] 청주문화원, 의심 자초 말라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남에게 의심받을 만한 행동은 애초에 하지 말라는 뜻이다. 공공기관과 공익법인의 운영에서는 더욱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청주문화원이 원장의 중임 제한을 완화하는 정관 개정을 단행하면서 지역 문화계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적 절차를 밟았다고 해서 공정성에 대한 의문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청주문화원은 이번 정관 개정으로 원장의 연임 제한을 기존 1차에서 2차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원장은 최대 12년까지 재임할 수 있게 됐다. 문화원은 한국문화원연합회의 표준정관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문제는 시기와 적용 방식이다.

표준정관은 이미 2014년 개정됐다. 그러나 청주문화원은 12년 동안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다 현 원장이 두 번째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정관을 개정했고 별도의 경과규정도 두지 않아 현직 원장에게 즉시 적용하도록 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설령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의심을 살 만한 상황을 만든 셈이다. 바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맨’ 형국이다.

제도는 내용뿐 아니라 절차와 과정에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특히 현직 임원의 연임 여부와 직결되는 규정을 재임 중 변경할 때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총회의 의결과 충북도의 승인이라는 절차를 거쳤더라도 이해충돌 논란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는 충분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차기 원장부터 적용하는 경과규정만 두었더라도 지금과 같은 논란은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원장직 상실 기준까지 함께 완화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했지만 개정 후에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만 직을 잃도록 변경됐다. 문화원의 수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법적 책임을 넘어 높은 도덕성과 공공성이다. 시대적 요구는 책임 기준의 강화이지 완화가 아니다.

문화원은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공공기관이다.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그 어떤 규정보다 중요한 자산이다. 이번 정관 개정이 표준정관을 뒤늦게 반영한 것이라 하더라도 시기와 적용 대상이 특정인의 연임과 맞물리면서 신뢰에 상처를 남긴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은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의심하지 않을 정도의 높은 윤리성과 절차적 정당성까지 갖춰야 한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오래된 교훈은 오늘날 공공기관 운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청주문화원은 이번 논란을 가볍게 넘길 것이 아니라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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