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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설] 종부세 유턴, 정치가 앞서선 안 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발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조세정책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세금은 국민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만큼 제도를 고치더라도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하는 이유에서다.

[사설] 종부세 유턴, 정치가 앞서선 안 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발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조세정책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세금은 국민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만큼 제도를 고치더라도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하는 이유에서다. 국민에게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고민도 있다. 심지어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이번 수정안을 두고 “2028년 총선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과세의 원칙을 접은 것”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정치적 계산에 따른 정책 후퇴라는 주장이다. 물론 이러한 정치적 의도가 실제 결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가 당초 내놓았던 방안을 불과 한 달 만에 상당 부분 수정했다는 사실 자체는 정책 결정의 신중성에 대한 의문을 낳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종부세를 둘러싼 논쟁이 단순히 세율과 공제액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종부세는 오랫동안 부동산 가격 안정과 조세 형평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도입과 개편이 반복돼 왔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세 기준과 대상, 공제 수준이 크게 흔들리면서 납세자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예측이 어려워졌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세금을 부과해서도 안 되지만, 반대로 특정 계층의 반발을 의식해 제도를 쉽게 되돌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알다시피 대개의 조세정책은 납세자의 숫자뿐 아니라 보유자산의 가치, 소득과 자산의 관계, 실제 거주 여부, 세 부담의 급격한 증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편을 드느냐가 아니다. 정부가 어떤 원칙으로 부동산 세제를 운영할 것인지 명확히 하는 일이다.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비거주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려 했다면 그 역시 국민에게 설득해야 한다. 정책을 발표한 뒤 여론과 정치적 부담에 따라 쉽게 되돌리는 방식은 조세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할 뿐이다. 새겨 들어야 할 것은 세금 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야권도 ‘상위 1%를 위한 감세’라는 정치적 구호만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조세 형평성과 재산권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제시해야 한다. 부동산 세제는 한번 바꾸면 시장과 납세자의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또 다른 개편안을 서둘러 내놓는 것이 아니다. 종부세의 존재 이유부터 과세 대상과 공제 기준, 실거주자 보호, 고가주택 과세 원칙까지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세금은 선거를 위해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정책 변수가 아니다. 국민이 정부의 조세정책을 믿을 수 있어야 시장도 예측할 수 있고, 납세자도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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