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국무회의에서 “중동지역 긴장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석유 가격이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생 전반에 대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기획예산처가 추가경정예산(‘전쟁 추경’) 편성 속도전에 돌입했다.
추경 내용은 유가 상승 충격 완화 및 서민·소상공인·농어민 중심의 민생안정 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가 입은 손실에 대한 우선 보전이 시급하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할 수 있는 최대 가격을 정하고 발생한 손실분을 정부재정으로 메워주는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농어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에너지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물류업계를 지원하고 국제 정세 변동에 취약한 수출기업을 돕는 대책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경기 둔화 시 타격이 큰 소상공인과 비수도권 지역을 고려한 지원책도 검토하고 있다. 직접 지원이 필요한데 현금보다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할 경우 지역상권 매출로 이어지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치권과 민간에서는 이번 추경 규모를 10조∼20조원으로 점치고 있다. 재원 마련이 관건인데 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 등으로 법인세가 많이 걷힐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으로 법인세가 약 5조3천억원 추가로 걷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인세와 증권거래 증가 등을 고려하면 초과 세수가 최소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추경이 잘못 설계되면 오히려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쟁 추경’이 한국경제의 추락을 차단하기 위한 ‘브레이크’가 되길 희망하나 재정 건전성을 차치하고라도 물가만 자극할 뿐 효과는 미미할 개연성이 크다. 수입물가가 8개월 연속 오름세여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데 이란 전쟁 발 고유가와 고환율을 떠올리면 모골이 송연하다. 돈을 풀면 필연적으로 물가는 오른다. 모두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부담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돈풀기란 비난도 주목된다. 망국병인 포퓰리즘의 늪에 빠져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의 사례를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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