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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울산교육청 독서교육 강화, '디지털 조절'이 관건

최근 인공지능(AI)과 숏폼 콘텐츠가 일상을 점령하면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글자는 읽지만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의 증가는 단순히 국어 실력의 문제를 넘어, 타인에 대한...

[사설] 울산교육청 독서교육 강화, '디지털 조절'이 관건

최근 인공지능(AI)과 숏폼 콘텐츠가 일상을 점령하면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글자는 읽지만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의 증가는 단순히 국어 실력의 문제를 넘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마비시키는 심각한 사회적 위기다. 이러한 시점에 울산시교육청이 ‘일상에서 책 읽는 울산 학생’을 비전으로 내걸고 전방위적인 독서 교육 시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최근 울산교육청이 발표한 ‘책 읽는 학교’ 사업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천적이다. 초·중·고 16개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15분 하루 독서’는 독서를 별도의 과제나 공부가 아닌, 세수나 식사처럼 당연한 ‘일상의 습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시도다. 도서관 대출 기록이 없는 학생 비율을 10% 감축하겠다는 정량적 목표 역시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독서 교육의 외연을 가정으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발족한 ‘학부모 독서 교육지원단’은 학교와 가정이 함께 학생의 문해력을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연수를 마친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 현장에서 입체 낭독과 독서 질문법을 통해 아이들과 호흡하는 방식은, 독서가 학교 담벼락 안에만 갇혀 있는 활동이 아님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일회성 이벤트나 수치 채우기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결실을 보려면 반드시 병행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한 강력한 대책이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과도한 노출은 뇌의 사고 회로를 단편화하고, 긴 호흡의 글을 읽어낼 수 있는 ‘주의력’을 앗아간다. 아무리 학교에서 15분간 책을 읽힌다 한들, 방과 후 스마트폰의 자극적인 영상에 무분별하게 노출된다면 문해력 향상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문해력은 모든 학습의 기초이자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 울산교육청의 ‘책 읽는 학교’와 ‘학부모 지원단’ 사업이 성공하려면, 현장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게 하고 대신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인내심 있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인공지능과 디지털이라는 거친 파도 속에서 아이들이 독서라는 단단한 닻을 내릴 수 있도록, 시교육청의 세밀하고 지속적인 행정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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