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이른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투입되는 전력량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됐던 ‘수중데이터센터’ 구상이 이제 울산 앞바다에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울산시가 최근 해양수산부의 ‘탄소제로 수중데이터센터 표준모델 개발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되며 국비 400억원을 확보한 것은 울산이 ‘AI수도’로 도약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번 사업 선정으로 울산은 오는 2030년까지 총 511억원을 투입해 수중데이터센터의 기술 개발과 실증, 그리고 표준모델 확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전 세계적인 과제인 ‘데이터센터 발열 및 에너지 소비 문제’에 대한 대한민국 차원의 해답을 울산이 주도적으로 제시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울산 앞바다는 연평균 13.3℃의 일정한 수온을 유지해 천연 냉각수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한 해수 냉각 방식은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보다 냉각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탄소 중립 요구가 거세지는 글로벌 환경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특히 수심 20m 해역에서의 내압 설계와 모듈형 표준 규격 개발은 향후 대규모 상용화 단지 조성을 위한 탄탄한 기초가 될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프로젝트가 울산시와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은 물론 SK텔레콤, GS건설, 포스코, UNIST 등 산·학·연·관 12개 기관이 힘을 합친 ‘매머드급 협력 모델’이라는 점이다. AI GPU 인프라부터 구조물 설계까지 각 분야의 전문성이 결합된다면, 울산은 2031년 상용화 단지 조성을 통해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오는 2029년 실증 투입과 2030년 표준모델 완료라는 로드맵을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울산의 분산에너지 특구 전략과 연계해,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국가 균형 발전의 성공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
울산은 이제 ‘AI 수중데이터센터’를 통해 해양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디지털 인프라 수도’로 갈 수 있게 됐다. 울산의 앞바다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디지털 영토가 되고, 미래 산업의 심장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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