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5%로 직전 조사보다 5% 포인트 하락하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주 전과 같은 37%에 머물렀고,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1% 포인트 떨어진 26%에 그쳤다. 특히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31%에 달했다. 집권 여당이나 제1야당이나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무거운 책임부터 직시할 때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4개월이 지났지만 민생 성과를 보여주기보다 강경파의 목소리와 정치적 공방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을 돌아봐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47%로 긍정 평가(35%)를 앞질렀고,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는 61%에 달했다. 대북·안보 정책과 공직자 인사에 대한 부정 평가도 각각 55%, 57%에 달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대한 우려가 드러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 해법에 집중하기보다 검찰개혁과 공소취소 문제에 이어 대법관·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 매달리는 모습으로는 민심을 얻기 어렵다.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국민적 합의를 구하기보다 정파적 대립을 앞세운다는 비판을 새겨야 한다. 집권당은 정부 정책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민생 문제 해결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이번 조사 결과를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여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제1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것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만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 야당의 책무는 국정 견제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짚고 민생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당내 갈등과 정쟁에 매몰돼 여당의 실책만 바라봐서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없다.
무당층이 30%를 넘는 현실도 정치권이 주목해야 한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을 모두 정치 불신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여야 모두 국민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당은 강성 지지층이나 특정 계파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민생의 해법을 찾는 것이 본연의 책무다. 여야는 정쟁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정책과 성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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