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 근절과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LH에 민간의 미분양 물량 매입 확약까지 지시하며 신속한 대량 공급을 독려하고 나섰다.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불안을 파격적인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해소하려는 강한 의지와 방향성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주택 문제는 누가, 어디에 필요한 주택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해소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많이, 빨리 짓는 숫자 채우기식 접근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난 8월 기준 LH가 관리하는 전체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주택이 3만 8681호로 전체의 4.0%에 달하고, 특히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행복주택의 장기 공가에 따른 임대료 손실액은 433억 6천8백만 원으로 전체 손실액의 2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단기간에 공급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인건비와 자재비가 급등해 분양가 상승을 불러오고, 이는 수요자와 건설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며, 지역 및 주택 유형에 따라 미분양과 집값 급락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나날이 심화하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의 심각한 주택가격 양극화도 문제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주택 부족과 가격 상승이 문제지만, 지방은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고 거래 절벽으로 지역 건설경기는 고사 직전에 몰려 있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수도권 위주의 공급 정책만 지속된다면 수도권 집중 현상은 한층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와 교육·의료·문화 인프라가 수도권에 쏠린 상황에서 주택마저 대량 공급되면 지방의 인구와 자본이 추가 유출되는 역효과를 낳는다.
따라서 진정으로 부동산 투기 공화국에서 벗어나려면 주택정책을 국토 균형 발전 전략과 긴밀히 결합되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과 기업의 지방 이전을 가속화시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인재 유출을 막아 지방의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게 해야 한다. 지방에 실수요자가 정착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수도권의 불안정한 주택 수요를 안정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결국 주택 가격의 안정의 핵심은 ‘어디에, 누구를 위해, 어떤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에 있다. 정부는 조기 대량 공급이라는 단기 목표에만 매몰되지 말고, 수도권과 지방의 극명한 온도 차를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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