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해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관학교 교육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 이른바 국방개혁 신호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런 정부 발표가 알려지면서 창원시 진해구 주민들은 당혹감과 우려를 나타내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군항 도시 진해는 100년 이상 시간을 거치면서 지역적 정체성이 만들어진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진해는 일제 강점 시절인 1910년대부터 군항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해방 이후에는 대한민국 해군 주요 기지와 해군사관학교를 비롯한 교육·훈련기관이 자리 잡으면서 해군 중심지라는 독특한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진해에 있던 해군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와 같은 일부 핵심 지휘 기관이 대전과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지역 중심이 축소돼 온 아픈 역사가 이미 있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해군사관학교마저 이전하면 지역 경제 침체와 지역 사회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지역 사회의 이런 부정적인 여론에도 급변하는 세계 질서와 새로운 과학기술 등장이라는 현실 변화는 국방개혁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의제가 등장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12.3 내란을 경험하면서 학연과 기수 문화라는 구태가 군 내부 인사와 조직문화에 뿌리 깊게 퍼져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과제는 단순한 예산 절감이나 교육 효율화가 아니라 헌법 가치, 민주적 문민통제, 정치적 중립성과 같은 민주주의 이념이 장교 양성 체계와 군 조직문화에 핵심으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현재의 육군 중심으로 편제된 국방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군 간부 양성기관의 근원적 개혁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특히 현대전에서 요구되는 합동작전 수행능력을 높이고 사이버전, 우주전, 정보·전자전, 무인체계,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 전장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려면 각 군의 전문성 강화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지역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존 해사 건물을 해군 간부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심화하는 교육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해군 전문 인력 축소가 아니라 확대 강화를 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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