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영업이익 15% 요구
과도함 경계하고 우선순위 고민해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잊지 말기를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전국 삼성전자 노조)가 어제 경기도 평택캠퍼스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 추산 3만9000명이 모였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규모를 놓고 대립 중이다. 사측은 특별포상 등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넘어서는 보상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연봉의 50%)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라고 요구한다.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은 필요하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적절한 보상도 중요하다. 다만 과도함을 경계해야 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을 살필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36%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성과급 규모는 사측 제시안으로 30조원, 노조 요구안으로 45조원에 달한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우려에 무게를 싣는다. 우선 주주 배당 11조원을 훌쩍 넘어선 성과급이 합당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회사에서 주주가 회사의 주인이 아니냐는 반문이다. 일부 주주들이 노조 집회 장소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사회 전반에 상대적 박탈감이 확산하고, 또 다른 불공정 논란도 낳을 수 있다.
특히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이 앞다퉈 ‘투자전쟁’을 벌이는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 반도체는 대규모 기술·설비투자를 수반해야만 하는 산업이다. 회사와 노조 모두 자원배분의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다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물·전기 같은 각종 인프라와 세제 혜택 등은 우리 사회 전체가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경영진과 임직원이 그동안 들인 노력을 깎아내리는 건 아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성장 역사에서 드러나는 국가 차원의 재원 집중, 국민의 헌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게 사회적 책임의 뿌리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되면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액은 20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해외 언론에선 “인공지능 주도권을 둘러싼 패권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터진 악재”라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납기 준수와 공급 안정성을 핵심으로 하기에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이지만, 권리는 의무와 짝을 이룬다. 노사는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보상 규모를 찾기 바란다. 동시에 성과를 측정하고 기여도를 살피는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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