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천선이 깨진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본점 스크린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에스케이(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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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우려가 미국 증시를 강타하면서 국내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6일 전날보다 6.02% 하락한 5059.69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5천 선이 무너지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장중 5천을 밑돈 것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미국의 인공지능 규제와 인프라 투자 지연 우려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와 정책당국 모두 높은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는 5일(현지시각) 5.52% 떨어진 2만4315에 마감했다. 지난해 4월 관세 충격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2.25% 급락해 6년7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크게 승리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 전반의 매도세로 번졌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급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두 기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미국발 인공지능 투자 불안은 국내 증시 전체의 충격으로 증폭되고 있다.
이번 증시 급락은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 기대와 이를 떠받칠 인프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됐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막대한 자금뿐 아니라 전력·용수 확보와 지역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비용 분담과 인허가 문제를 협의로 풀 수 있더라도 건설 일정이 늦어지면 매출과 이익이 실현되는 시점도 밀린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연되면 이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 ‘빚투’를 자제하고,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며, 특정 종목·자산에 대한 쏠림을 줄이는 것이 위험관리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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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6일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140%)를 3개월간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추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려는 조처다. 급락장의 연쇄 매도를 막는 것 못지않게 상승기에 과도한 차입투자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 7월 이전 주가 급등기에 투자자들에게 ‘빚투’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경고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 출범 때 2700대에서 올해 1월 5천 선을, 6월에는 9천 선까지 치솟았다. 빚투도 지수 급등에 한몫했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 급락 위험성이 커진다는 건 불문가지다. 주식 투자가 투자자 개인의 책임이라고는 하지만, 초보 투자자들은 계도와 보호의 대상이다. 그러나 주가 급등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주가 급락 가능성과 차입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결정도 점검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정해두고 허용 범위를 벗어날 경우 되돌리는 것)을 한시 유예하고, 5월에는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였다. 대량 매도에 따른 국내 증시 충격을 고려하고 자산배분 기준을 조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변경 전후의 기대수익률과 손실 위험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설명해야 한다. 물론 리밸런싱이 언제나 높은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가 급등기에 국내 주식 비중을 조정했다면 급락기에 대응할 여지는 더 컸을 것이다. 국민연금의 책무는 주가 유지 또는 부양이 아니라 가입자의 노후자금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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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수보다 시장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를, 국민연금은 단기 수급보다 중장기 자산배분 원칙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증시 불안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한 위험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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