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4일 강원도 춘천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마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3.8%까지 떨어졌다는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60% 선을 넘나들던 게 불과 4개월 전이니 추락 속도가 가파르다. 국정 지지율은 단순히 대통령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아니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정당성과 힘을 확보하는 주요 근거다. 30%대의 지지율로는 공동체의 미래가 걸린 정책들을 힘 있게 추진하기 어렵다. 여권 전체가 지금의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이 상황에 가장 큰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임기 첫해 높은 인기를 떠받친 ‘일 잘하는 대통령’이라는 국민들의 신뢰는 주가 하락과 부동산 시장 불안, 인사 실패 등이 이어지면서 크게 떨어진 상태다. 또한 국무회의 생중계와 에스엔에스의 잦은 사용 등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발언과 메시지가 노출되면서 ‘만기친람’ 논란을 야기하고 국민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연임 개헌’과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 부여’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을 방치하면서, 야당은 물론 지지층마저도 대통령이 ‘퇴임 후 안전’을 위해 법과 원칙을 훼손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품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 눈에 비친 행태의 심각성은 더불어민주당이 더하다. 지난 8월 전당대회를 전후로 격화된 여당 내 자중지란은 당권 경쟁이 마무리된 지 한달이 지나도록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추미애 경기지사는 이 대통령의 최근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두고 “내란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한다” 등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소속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향해 공개 석상에서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보기 어렵다. 공소청 직제안이나 중수청장 후보자에 이견이 있다면 차분히 당정에 전달하면 되는 일이다.
광고
추 지사를 겨냥한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발언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14일 민주당 유튜브에 나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인데,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하려 했던 전조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추 지사를 언급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에 가담한 추 지사의 이력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아무리 추 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어도 이 상황을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견주는 건 과도하다. 민주당과 대통령 지지자들의 불안과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대통령에게도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발언”(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다.
김 대표와 추 지사의 행태 모두가 국민 눈에는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기고, 차기 총선·대선을 놓고 벌이는 권력 투쟁으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이런 극한 대립은 지지층의 분열과 이반을 부추겨 국정 지지율 하락세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더하다.
광고
광고
이제 겨우 대통령 임기의 4분의 1을 통과했을 뿐이다. 어떻게든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내야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 대통령은 물론 국정을 함께 책임진 여권의 맹성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민생 불안과 인사 혼란, 당내 반목에 대한 여권 전체의 진중한 성찰, 국정을 둘러싼 ‘신뢰 위기’의 근원에 자리 잡고 있는 연임 개헌 및 공소취소에 대한 이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