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간 대미 전략 프로젝트 투자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신중하고 냉철한 국익 중심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대미 투자 사업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을 검토하고 국내법적 절차를 거쳐 판단하겠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2천억 달러라는 막대한 한도 내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철저한 수익성 검증과 법적 절차 완비가 선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미 AI 데이터센터용 발전소 건설인 ‘프로젝트 스타’에는 초기 투자금 24억 달러가 집행되었다. 그러나 원전 8기 건설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협력 체계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는 여전히 세부 협의와 검증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미국 측은 원전 선급금 100억 달러의 연내 송금과 알래스카 LNG 사업의 조속한 참여를 압박하고 있으나, 투자금 회수 조건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두를 일은 결코 아니다.
특히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프로젝트 노스)은 한층 더 엄격하고 신중한 잣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1천 300km에 달하는 장거리 가스관 건설과 혹한의 기후 조건,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막대한 공사비 증가는 채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과거 엑손모빌 등 글로벌 석유 공룡들조차 경제성 문제를 이유로 철수한 바 있으며, 우리보다 앞서 대미 투자를 발표한 일본 기업들마저 위험 부담을 이유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미국 정부가 떠안을 위험은 극도로 제한하면서 한국에는 과도한 리스크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 의회조사국(CRS) 분석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대출 보증 한도는 20억 달러에 불과하며, 보조금 지원마저 거부된 전력이 있다. 자국조차 손실 위험에 선을 긋는 사업에 우리 정부가 미연방의 확실한 보증도 없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다면 이는 전형적인 독소 계약이자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과의 동맹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맹에 기반한 경제 협력이라 할지라도 철저히 ‘국익 중심’이라는 대전제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정부는 섣부른 정치적 타결을 경계하고, 상업적 합리성과 장기 구매 계약인 오프테이크(offtake) 조건 등을 엄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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