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연 ‘자동차 산업 공급망-일자리 보호 위한 금속노조-완성차지부 대표자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의 요구사항이 담긴 서한이 청와대에 전달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민주노총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자동차 3사(현대차·기아·한국지엠) 지부가 2일 노사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인공지능(AI) 도입과 디지털·전동화 전환 등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만나 해법을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인공지능 전환에 따른 노사 상생’ 등을 논의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가 이번 제안을 계기로 자동차 노조를 시작으로 전체 민주노총까지 아우르는 산업별 노사정 대화틀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최근 들어 미국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들이 자국 내 생산을 압박하고, 인공지능·로봇기술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하면서 국내 산업과 노동 현장에도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2028년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투입될 예정이며, 현대차그룹은 이에 더해 불도 켜지 않고 주 7일 24시간 가동되는 무인공장(DF247) 프로젝트도 논의 중이다. 인공지능 전환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이에 따른 일자리 충격과 이익 배분 등을 논의할 때는 노동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특히 자동차 3사는 이번 협의체 제안이 대기업 정규직만의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보호막이 없는 부품사와 그곳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공존과 상생을 위한 요구라는 것이다. 기술 대전환 시기에 가장 먼저 벼랑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큰 영세·중소업체 노동자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연대의 선언을 주목한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산업통상부 등 관련 부처에서 금속노조의 요구안을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산업 현장의 인공지능 도입은 단순한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넘어, 일의 방식과 고용의 질을 흔들 수 있는 거대한 변화다. 노동의 가치를 배제한 채 근시안적으로 이윤만을 좇다가 고용 생태계가 무너진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정부와 경영계는 노동계가 내민 손을 뿌리치지 말고 전향적이고 신속하게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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