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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사건건]또 다른 수사공룡의 탄생을 경계해야 한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형사사법 체계의 일대 변혁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지만, 현장을 지켜보는 마음은 기대보다 서늘한 기시감(Deja vu)에 가깝다.

[사사건건]또 다른 수사공룡의 탄생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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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형사사법 체계의 일대 변혁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지만, 현장을 지켜보는 마음은 기대보다 서늘한 기시감(Deja vu)에 가깝다.

우리가 기억하는 검찰 개혁의 출발점은 단순했다. 수사와 기소를 한 손에 쥐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거대 권력 기관'의 폐해를 끊어내자는 것이었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는 무뎌지고, 표적이 된 상대 앞에서는 가혹했던 '선택적 정의'와 통제받지 않는 칼날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오랜 진통 끝에 수사권 분리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마침내 부패·경제 등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할 전문 기관으로 중수청이 닻을 올린다.

그러나 질문은 여기서 다시 시작된다. 수사 주체의 문패가 바뀌었다고 해서, 권력의 독점과 남용이라는 본질적 위험까지 저절로 사라지는가.

권력은 늘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려는 속성을 지닌다. 중수청이 출범 초기 안착이라는 명분 아래 단기 성과에 매달리는 순간, 과거 특수부 검찰이 밟았던 길을 고스란히 답습할 위험이 크다. '거악 척결'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 뒤에 숨은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 피의사실 공표를 통한 여론몰이, 그리고 정권의 입맛에 맞춘 하명 수사의 유혹은 언제나 새 기관의 문턱 앞을 맴돈다. 칼을 쥔 손의 주소만 서초동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뿐, 칼날의 성질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는 '권력 분립'이 아니라 '권력 복제'에 불과하다.

중수청이 '제2의 검찰'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지금 당장 갖춰야 할 것은 수사력보다 엄격한 통제 장치다.

첫째는 수사 개시와 대상 선정의 투명성이다. '왜 이 사건을 중수청이 수사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면, 중수청은 출범과 동시에 정치적 표적 수사 논란이라는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나 공수처, 검찰과의 관할 중복에서 생기는 힘겨루기나 자의적 사건 선별을 막을 명확한 사건 접수·이첩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둘째는 실질적인 외부 민주적 통제다. 내부 감찰이나 상급 부처의 형식적 지휘만으로는 조직의 비대화를 제어하기 어렵다. 수사 과정 전반의 인권 침해와 적법 절차 준수 여부를 감시할 독립적인 외부 위원회와 감시 시스템이 초기부터 촘촘하게 작동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부의 성공 방정식이 바뀌어야 한다. 구속 건수나 기소율 같은 실적주의가 지배하는 순간, 수사관들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짓밟는 관성에 젖어든다. 얼마나 적법하게 절차를 지켰는지, 인권을 얼마나 보호했는지가 핵심 평가 지표가 되어야만 새로운 수사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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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검찰의 비극은 그 조직 구성원들의 자질 문제가 아니라, 통제 없는 권한이 낳은 구조적 필연이었다. 중수청 출범을 앞둔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구에게 칼을 쥐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그 칼을 휘두르는 팔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이다. 간판만 바꾼 또 다른 수사 공룡을 원하는 국민은 없다.

유병돈 사회부 경찰팀장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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