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각자 사는 도시의 온도를 이야기해볼까요.”
6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필자가 속한 글로벌 사이언스미디어센터 네트워크의 에디터 정례 화상회의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자 독일 에디터가 인사 삼아 폭염 이야기를 꺼냈다. 유럽은 이른 아침 시간이지만 이미 30℃가 훌쩍 넘었다고 했다. 영국도 사정은 비슷했다. 덥고 습한 기후에 익숙한 타이완 에디터도 이번 유럽의 폭염 소식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남반구라 계절이 반대인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참가자들은 껴입은 파카가 민망한 듯 웃었다. 그날 서울의 최고기온은 29℃가 조금 안 됐다. 매일 기온 데이터를 보는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서늘한 날임을 알고 있었다(1908년 이후 서울 해당일 역대 최고기온 중 40번째로 높았다). “우리가 가장 시원한 것 같네”라며 온도를 말하자 “상쾌하겠다(refreshing)”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살짝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여기도 같은 날 역대 최고온도는 37℃가 넘었어. 게다가 한국의 진짜 여름 더위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숨 막힐 듯 무덥고 습해서 건강에 더 큰 해를 끼치는 동아시아의 여름을 알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걸!
6월24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분수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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