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을 표방해온 삼성전자에 등장한 첫 과반 노동조합이 이재용 회장과의 대화를 촉구하며 사측 압박에 나섰다. 7개월 만에 조합원을 10배 이상 늘린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 확보를 선언하며 총파업 카드도 꺼냈다.
삼성전자 노조가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변상이 기자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노조 및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권익 향상을 위해 법적 쟁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2025년 9월 6000여명이던 조합원 인원을 7개월 만인 이날 7만5000여명까지 끌어올렸다. 2기 집행부 임기 시작 3개월 만에 과반 수 기준인 6만4000여명을 돌파하며 올해 2월 9일 고용노동부에 과반노조 관련 노사 공동질의서를 제출했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이 과거 대국민 사과로 무노조 경영 폐기 등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이 책임은 이 회장에게 있다”며 “지금까지 노조와 단 한번도 별도로 자리를 한 적이 없다. 진정한 노사 관계 정립을 위해 이 회장이 직접 나와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5월 예정된 총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최 위원장은 “현재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가입자 수는 7만5000명을 넘었고, 이 중 DS가 80%를 차지한다”라며 “대략 3~4만명 참여 예상되며 모든 조합원이 참여해 우리 요구가 관철될때까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현재까지 회사가 우리에게 제시한 대책은 모두 일회성이기 때문에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조합원을 직접 사측에 공개하고, 우선적으로 (비조합원들이) 근무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DX(디바이스경험) 부문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등은 실제 흑자를 내고 있지만 적자 취급을 받고 있다”며 “협상이 되면 DX와 DS 모두 공통 수혜를 받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초기업 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의 파업이 이뤄지면 하루 당 1조원, 18일간 최대 20조원의 피해가 갈 것으로 예측했다.
최 위원장은 “18일간 하루에 1조, 최고 20조에서 30조원의 피해가 사 측에게 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위법한 쟁의 행위를 피해 정당한 절차를 걸쳐 파업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 내 노조와 비노조의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특정 직원이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동조합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명단 자료를 공유하는 등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비노조 직원을 사측으로 호도하는가 하면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타결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회유하는 행태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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