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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빚 늘어 재정위기”라는 경기·대전…서울보다 부채 비율 낮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을 하며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것처럼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 계획을 밝혔다.

“빚 늘어 재정위기”라는 경기·대전…서울보다 부채 비율 낮다

예산대비채무비율 경기 11.95%·대전 17.5% ‘양호’…서울은 21.53%

지방채무는 PF 성격으로 저금리…전문가 “채무만으로 위기 단정 못해”

추미애 등 과도하게 강조…“지방재정 개편 위한 정치적 의도” 해석도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을 하며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것처럼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 계획을 밝혔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경기도의 채무가 7조원에 달한다”며 지속해서 재정위기를 강조했다.

대전시 역시 최근 지난해 말 기준 지방채가 민선 8기 초기보다 5800억원 더 늘었다며 강도 높은 재정 혁신 추진 계획을 밝혔다.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 사업은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민선 9기 지방자치단체들이 전임 지자체장 시절에 쌓인 채무를 이유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 ‘지방재정365’ 공시를 살펴보면 2024년 기준 경기도의 채무는 4조9847억원, 예산대비채무비율은 11.95%다. 2026년 1분기 채무 역시 비슷하다. 추 지사가 언급한 7조원은 지방채무와 각종 기금 차입, 장래 이자를 합산한 총상환부담 규모 등을 합친 금액이다. 같은 해 대전시의 채무는 1조3973억원, 예산대비채무비율은 17.5%다.

이 기간 서울시의 채무액은 11조3375억원이다. 예산대비채무비율은 21.53%로, 경기도·대전시보다 훨씬 높다. 수치로만 보면 서울시가 경기도·대전시보다 먼저 재정위기를 선언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방채무의 성격을 제대로 모를 때 나올 수 있는 주장”이라고 지적한다.

지방채무는 통상적 채무와 성격이 다르다. 일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현재 담보 대신 미래 수익성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성격을 갖는다. ‘세입’이라는 안정적인 담보를 전제로 돈을 빌리기 때문에 일반 채무보다 낮은 이자로 사업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재정 전문가들은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발생한 채무는 오히려 지자체가 일을 열심히 한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재정위기를 논할 때 단순히 ‘채무가 많아서 나쁘다, 채무가 적어서 좋다’라는 식의 접근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채무에는 필요한 채무가 있고, 불필요한 채무가 있는데 이를 잘 골라내는 게 더 중요하다”며 “단순히 채무의 총액으로 접근하면 정말 나쁜 채무가 묻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재정위기관리제도’에 적정 채무 비율을 명시하고 있다. 예산대비채무비율이 25% 이하면 ‘양호’, 25% 초과~40% 미만은 ‘재정주의’, 40% 이상은 ‘재정위기’로 분류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경기도와 대전시의 예산대비채무비율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추 지사 등이 재정위기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데엔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게 아니냐는 해석도 경기도 안팎에서 나온다.

추 지사가 연일 띄우고 있는 ‘지방재정 구조개편’을 의도한 재정위기 선언이란 얘기도 있다. 반도체 등 대규모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각종 인프라 및 안전에 대한 부담은 경기도가 짊어지는 반면 기업의 법인세는 중앙정부가 대부분 가져가는 불합리함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추 지사의 주장이다.

경기도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이미 배정해야 할 사업 예산까지 편성하지 않고 있다. 김태희 경기도의원은 최근 의회운영위원회에서 “부서에서 하는 기존 사업들이 거의 반영이 안 되거나 중간에 끊기는 문제로 도민들이 걱정한다”며 “이는 행정의 안정성과 신뢰성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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