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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비례대표, 당신은 누구십니까] 전문성보다 조직 기여… 구조적 한계 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책 전문성 보완'을 위해 도입된 지방의회 비례대표 제도가 실제 구성에서는 특정 집단으로의 쏠림과 전문성 편중이라는...

[비례대표, 당신은 누구십니까] 전문성보다 조직 기여… 구조적 한계 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책 전문성 보완’을 위해 도입된 지방의회 비례대표 제도가 실제 구성에서는 특정 집단으로의 쏠림과 전문성 편중이라는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중앙선관위 공식 자료를 통해 기초의원 비례대표가 도입된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제8회 지방선거(2022년)까지 경기도내 31개 시군 당선자 275명에 대해 전수 조사·분석했다.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역시 제도가 도입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부터 제8회 지방선거까지 당선자 95명에 대해 진행했다.

분석 결과 기초의회 비례대표 당선자의 경우 ‘다양한 사회적 배경’ 수혈보다는 득표 확장성이 확인된 특정 집단에 대한 공천 보상 수단으로 활용된 경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군 분석 결과를 보면 학원장이나 어린이집 원장 등 교육계 출신의 쏠림이 이어졌다. 이는 공천권을 가진 정당이 지역 내 보육·교육 공동체의 표심을 의식해 해당 집단 대표자들에게 의원직을 배분해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조사 결과 가장 두드러진 지점은 ‘여성 대표성’과 ‘전문성’ 사이의 괴리다. 당선자 중 ‘여성·가족·젠더’ 분야 인사가 약 30%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여성 공천 50% 의무화 규정은 대체로 충족됐지만 실제 구성은 여성·가족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됐다.

특히 이들 상당수는 정당의 지역 여성위원장, 부녀회장, 소비자생협 이사장 등 지역 조직 활동을 기반으로 성장한 인사들로 정책전문성보다는 조직 기여도가 공천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래 산업을 대비할 데이터·IT나 기후 위기를 다룰 환경 등 전문가 비중은 각 1~2%대에 머물렀다.

그래픽=ChatGPT 생성

광역의회(경기도의회)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기초의회보다 정당 기여도에 따른 보상 성격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직업군 분석에서 정당 사무처와 노동계·시민사회 출신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5%를 차지하며 조직 기반 인사의 비중이 크게 두드러졌다.

이는 비례대표제가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인재를 발굴·영입하기보다 정당 활동에 헌신한 내부 인사나 확실한 조직 표를 가진 집단에 대한 보상 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정당 기여도 중심의 공천은 필연적으로 의회의 정책 전문성 약화로 이어졌다. 여성·가족과 노동·고용 분야가 전체의 58%를 차지한 반면, 재정·예산 전문가는 전체 당선자 중 단 2% 미만에 불과했다. 수조 원 규모의 지방재정을 감시하고 복잡한 정책을 다뤄야 할 지방의회의 역할을 감안하면, 이는 구조적 취약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비례대표 제도는 사실상 정당 내부의 계파 갈등을 조정하거나 조직 표를 관리하는 ‘정치적 전리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숫자는 채웠을지 몰라도 그 안의 역할은 텅 빈 채 20년이 흘렀다. 정당 기여도에 비례하는 ‘보상용 의석’이 아닌,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전문성 보완재’로서의 비례대표제 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여성 할당 수치나 청년 할당 비율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행정이 직면한 취약 분야(환경, IT, 재정 등)를 명확히 진단하고 이를 메울 수 있는 ‘직무 기반 전문가 영입형’ 공천 시스템으로의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명호·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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