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헌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이 19일 연수경찰서에서 송도 재활용센터 신체 일부 발견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인천 연수구 재활용센터에서 훼손 시신 일부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수사 초반 강력범죄에만 치중해 의료폐기물 무단 배출 가능성을 주요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본부는 사건 발생 직후 강력범죄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의료폐기물 무단 방출 가능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포착된다.
인천 지역 주요 대형 병원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이 사건 관련 경찰로부터 수사 협조나 공문을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요양병원들 역시 “수사 협조를 받은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당시 발견된 시신에 붕대가 감겨 있던 점 등 의료폐기물과 연관됐을 단서가 존재했음에도, 경찰은 강력범죄에 무게를 두고 피해자 신원 확인에 주력했다.
실제 경찰은 인천 지역 초·중·고교 장기 결석 및 미인정 결석자 현황을 확인하고, 실종자 명단 대조, 재활용 수집 차량의 동선 추적을 통한 최초 유기 장소 파악, 추가 시신 발굴 등에 초기 수사력을 집중했다.
수사는 시신 일부가 발견된 지 10일이 지난 후인 지난 17일, 중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자진 신고가 들어오며 전환점을 맞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발견된 신체 일부와 해당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환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1일 입원한 이 환자는 노환으로 심장이 약해져 다리까지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괴사가 진행됐으며, 지난 8일 병실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절단된 다리는 최초 의료폐기물 봉투에 담겼다. 하지만 병원 청소 자원봉사자가 이를 깁스용 석고로 오해해 재활용 쓰레기 봉투로 옮겨 담은 뒤 쓰레기 수거 장소에 내놓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헌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지난 19일 언론 브리핑에서 “붕대 외에는 다른 유기물이 발견되지 않아 인천 지역 약국과 제조업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상대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수사 방향을 살인 사건으로만 단정 지은 것이 아니며, 의료폐기물 처리 과실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사건은 지난 10일 오후 2시28분쯤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던 직원이 붕대에 감긴 다리 부위를 발견해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이창욱·정슬기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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