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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검찰 머스크 소환
불법 콘텐츠 온상 된 엑스
의도적 방치였단 주장 나와
美 법무부와도 마찰 빚어
불법 리스크 해소될 수 있나
프랑스 사법당국이 일론 머스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엑스(Xㆍ
옛 트위터)의 불법 콘텐츠 방치 혐의는 물론, 상장을 앞둔 기업 가치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수사 선상에 올렸다. 상황이 심각했는지 미 법무부까지 등판하며 프랑스와 머스크의 갈등은 국가 간 사법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엑스의 위법 행위 혐의로 프랑스 검찰에 소환됐다.[사진 | 뉴시스]
프랑스 사법당국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칼을 빼 들었다. 그가 운영하는 SNS 플랫폼 엑스(X)의 위법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파리 검찰은 20일(현지시간) 머스크와 린다 야카리노 전 엑스 CEO를 전격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엑스의 다른 직원들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환 형태는 조사 대상자가 참여 여부를 선택하는 '자발적 조사'다.
■ 범죄 온상 된 엑스=
이번 소환은 파리 검찰청의 사이버 범죄 부서가 2025년 1월부터 시작한 수사의 연장선이다. 당시 파리 검찰청은 아동 성학대 자료와 딥페이크 콘텐츠 등 엑스가 불법 콘텐츠의 유포지가 된 배경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난 2월 검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프랑스 내 엑스 사옥을 압수수색했고, 이를 바탕으로 머스크와 야카리노 전 CEO를 엑스의 관리자 자격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참고: 딥페이크(deepfake)란 특정 인물을 다른 영상에 합성하거나 변형해 가짜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온라인에선 각종 사기 범죄의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야카리노 전 CEO는 2023년 5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엑스를 이끌었다.]
프랑스 사법당국이 둘에게 적용한 혐의는 무겁다. 당국은 머스크와 야카리노가 엑스에서 불법 콘텐츠가 유통된 걸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 검찰은 "국가 영토 내에서 플랫폼(엑스)이 운영되는 한 프랑스 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엄정한 대응 방침을 내릴 것을 시사했다.
엑스에서 불법 콘텐츠를 유포한 건 엑스의 생성형 AI '그록(Grok)'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테슬라의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xAI'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를 대량 유포하고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부정하는 허위 정보를 생성해 전 세계적인 공분을 샀다. 논란이 거세지자 그해 7월 xAI는 "한 직원이 단독 행동으로 프롬프트를 임의로 수정했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도입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 엑스 논란, 의도된 조작일까=
xAI의 해명에도 파리 검찰이 엑스의 전ㆍ현직 수장들을 콕 집어 소환한 건 이번 불법 콘텐츠 배포가 '의도된 조작'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근거는 오는 6월 예정된 머스크의 우주 발사체 개발 기업 '스페이스X'와 xAI의 합병 법인 상장이다. 지난 3월 파리 검찰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보낸 경고를 통해 "합병 법인 상장을 앞두고 모멘텀을 잃어가던 엑스와 xAI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띄우기 위해 논란을 조작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몸값을 높이려고 자극적인 콘텐츠들을 고의로 방치하거나 유도해 엑스의 '시장 주목도'를 끌어올렸다는 게 파리 검찰의 시각인 셈이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인지 이번 소환 사태는 미국과 프랑스의 사법 갈등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7일 프랑스의 수사 협조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미 법무부는 공식 서한에서 "프랑스가 자국 사법 시스템을 부적절하게 사용해 미국 기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비즈니스를 부당하게 규제하려는 정치적 기소"라고 지적했다.
머스크 역시 자신의 엑스 계정에 해당 보도를 공유하며 "이런 일은 멈춰야 한다(Indeed, this needs to stop)"고 반발했다. 미 사법당국의 비협조와 머스크의 강한 거부감을 고려하면, 머스크와 야카리노가 실제로 파리행 비행기에 오를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여론이 엑스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은 머스크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일례로, 파리에 위치한 국제 언론 감시 기구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0일 파리 검찰청에 엑스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RSF는 "허위 정보 캠페인이 엑스에서 범람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했다"면서 "머스크와 엑스 직원들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RSF의 반복적인 경고에도 삭제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고 엑스의 입지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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