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장비 대중 수출 통제
ASML 중국 매출 타격 전망
韓·美 대규모 수주로 방어막
150일 유예 기간 향방 촉각
미국 'MATCH 법안' 추진으로 ASML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과 유지보수 서비스가 전면 차단될 위기다. 범용 장비까지 통제돼 단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동맹국의 첨단 AI 반도체 장비 수요가 이를 완충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MATCH 법안(MATCH Act)'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새로운 규제 변수로 급부상했다. 전 세계 첨단 반도체 노광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의 대중국 수출 및 서비스망이 전면 통제될 위기에 처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ASML의 단기적 수익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1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MATCH 법안은 기존 최첨단 극자외선(EUV) 장비 반입 금지를 넘어 규제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법안은 네덜란드와 일본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생산 동맹국들이 자국의 수출 통제 규정을 미국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150일의 유예 기간을 제안하고 있다. 해당 기간 내에 네덜란드(ASML)와 일본(도쿄일렉트론, 니콘)이 미국식 대중 규제에 동참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규제 대상을 살펴보면, 기존 EUV(초고사양) 장비에 국한됐던 제재가 범용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와 극저온 식각 장비까지 확장됐다. 특히 이미 판매된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AS) 서비스까지 원천 차단하는 조항을 담아 제재의 실효성을 높였다. 제재 대상에는 SMIC, 화훙, 화웨이, CXMT, YMTC 등 중국의 5대 반도체 제조사가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중국은 ASML 전체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네덜란드 당국이 미국의 기조에 맞춰 해당 규제를 전면 도입하고 집행할 경우, ASML의 신규 장비 선적 지연은 물론 고마진 사업인 사후 서비스 수익까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진단한다. 향후 150일의 조정 기간 내에 수출 라이선스 발급이나 예외적 유지보수 허용 여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예정이다.
첨단 장비 수요가 강력한 완충재
중국발 규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구동을 위한 첨단 장비 수요는 ASML의 실적을 방어하는 강력한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ASML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로부터 대규모 장기 발주를 확보하며 수요처 다변화에 성공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도쿄일렉트론(TEL) 등 타 장비 경쟁사 대비 ASML이 지닌 압도적인 기술적 해자가 부각되고 있다. ASML은 차세대 하이뉴메리컬어퍼처(High NA) 및 EUV 시스템의 유일한 공급업체다. TSMC·인텔·삼성전자 등 글로벌 칩 메이커들의 장기 생산 능력 확충 계획에 ASML 장비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은 중국 외 지역에서의 뚜렷한 수요를 보여준다.
시장 재편과 향후 관전 포인트
MATCH 법안 발의를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지형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향후 시장 향방을 가를 핵심 관전 포인트는 여럿이다. 미국 입법 과정의 진척도와 함께 네덜란드 정부가 150일 내에 병행 규정을 채택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지정학적 파생 리스크로 제재 강화에 따른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요 고객사들의 장비 도입 시기 변경 여부와 분기별 실적 발표에서 확인될 중국향 매출 비중 변화 등 주요 거점의 주문 강도도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MATCH 법안은 첨단 반도체 장비가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격상됐음을 시사한다. ASML을 비롯한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의 가치는 구세대 장비 매출 축소를 차세대 첨단 장비 보급으로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에 따라 재평가될 전망이다.
☞ MATCH 법안=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법안으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을 통제하는 것이 골자다. 동맹국인 네덜란드와 일본에 150일 이내에 미국 수준의 규제를 도입하도록 의무화하며, 제재 대상을 기존 최첨단 장비에서 범용 장비 및 식각 장비까지 대폭 넓혔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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