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호남권 반도체 투자계획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부산·울산·경남 의원들은 "국가전략산업은 표심이 아니라 지역의 역량과 경쟁력으로 입지가 결정돼야 한다"며 선정 배경을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번 발표를 두고) 지역 차별 운운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모두 이해를 해달라"며 "이 사안만 보면 호남지역에 투자가 조금 많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누적된 투자량을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픈 과거지만 영호남 차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호남이 배제와 차별을 통해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용수나 전력, 용지가 잘 관리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상반된 반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슴이 뛴다"고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국가 백년대계를 두고 근거 없는 모략만 펼치고 있다"며 "여전히 낡은 시대 관념에 갇혀 국가 미래를 발목 잡으려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직무대행은 "독재 경제의 발상이라니, 공직자와 민주당의 호남 토지 보유 현황을 공개하라며 막무가내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타당한 의견 제시가 아닌 소모적 발목잡기를 시도한다면 국민이 먼저 책임을 물을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호남권 반도체 투자계획이 전력과 용수 공급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비판하면서 국정조사까지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당한 문제 제기를 회피한다면 야당은 국정조사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강요와 협박이 있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탄핵과 형사처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이어 "지금처럼 준비되지 않은 졸속 추진은 호남에도 대한민국 전체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울경 국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부울경을 전력 생산기지로만 쓰고 미래산업 투자에서 배제하는 것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균형 차별, 지역 차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균형발전의 이름으로 국가전략산업의 입지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반도체는 표심으로 짓는 공장이 아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와 여권의 정치 일정에 맞춰 움직일 산업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고리, 신고리, 새울원전 등 원전 시스템과 원전 제조 생태계를 갖춘 부울경보다 안정적인 전력과 첨단 제조 역량을 함께 지닌 지역이 어디에 있느냐"며 "부울경이 무슨 이유로 반도체 핵심 생산거점 검토에서 배제됐느냐"고 캐물었다.
회견에는 김기현(남구을)·박성민(중구)·서범수(울주군)·김태규 의원(남구갑)이 참석했다.
김응삼기자 uskes@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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