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생산 중단···공급 축소 심화
2분기 추가 상승, 가격 강세 지속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공급 축소와 수요 급증이 맞물린 ‘가격 주도 국면’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가 실적과 시장 지배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범용 D램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까지 전 제품군에서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가 이어지며, 메모리 산업의 무게 중심이 다시 삼성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가격이 최대 5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1분기 가격이 75~80% 급등한 상황에서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주요 업체들의 구형 제품 생산 중단과 공급 축소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상승은 고용량 제품이 아닌 저용량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DDR4 4GB 제품 가격은 한 달 새 20% 이상 뛰었고, 수요는 DDR3·DDR2 등 더 구형 제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일부 구형 제품 가격도 한 달 만에 20~40% 상승하는 등 시장 전반의 가격 레벨이 빠르게 상향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 실적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메모리 부문에서만 504억달러(약 74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D램과 낸드 모두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처음으로, 메모리 양대 축이 동시에 성장 궤도에 올라선 결과다.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글로벌 빅테크 등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메모리 호황은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와 범용 제품 가격 상승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이클을 단순 회복이 아닌 ‘구조적 상승 구간’으로 보고 있다. 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은 공정 전환과 투자 조절로 제한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구조다. 실제 2분기에는 모바일 D램 가격이 80% 이상, PC용은 5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런 흐름 속에서 HBM을 중심으로 기술 주도권도 강화하고 있다. 6세대 HBM4 양산과 함께 파운드리·첨단 패키징까지 결합한 ‘통합 반도체’ 전략을 통해 단순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로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경쟁 구도는 ‘맞춤형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고객들이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최적화된 제품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범용 중심의 대량 생산에서 고객 맞춤형 구조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메모리 상승 국면은 가격과 물량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기업에 유리한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공급 전략과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번 사이클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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