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의 슬기로운 고양생활(2)
강남 아파트 대출금, 재산세 내기 팍팍
고양에 이사온 뒤 노후 삶의 질 높아져
쳇지피티 생성 이미지
[고양신문] 요즘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주식, 하세요?’ 코스피가 꿈의 수치로 여겨졌던 5000을 넘어서면서 세간의 관심이 폭증한 탓이다. 미국의 이란 폭격 사태로 코스피 6000이 무너진 뒤에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주식 팔아야 할까요?’ 그 사이에 샀다는 뜻이다.
최근 주가 급등을 주도한 종목은 반도체다. AI 관련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까닭이다. 이번 급등장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뜻밖에도 1970년대에 1000원 전후하던 삼성전자 주식을 산 뒤 묻어뒀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고 한다. 장기투자자다.
장기투자자를 굳이 분류한다면, 두 유형이 존재한다. 냉담 유형과 비전 유형이다. 사두긴 했는데 당장 큰돈이 안 되기도 하고 생활에 바쁘다 보니 잊고 지낸 경우가 냉담 유형이다. 언젠가는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기다린 경우가 비전 유형이다.
최근 연예인 전원주씨가 10년 전에 SK하이닉스 주식을 사서 10배 수익을 남겼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워렌 버핏이 중국 전기차 업체 BYD 주식을 17년 만에 4500% 수익을 보고 매각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두 사람은 어떤 유형에 속할까? 비전 유형이다. 여러분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궁금하다.
주식 투자 성공으로 조기은퇴한 기장
가끔 만나는 동네 지인 가운데 한 분이 얼마 전에 자발적으로 조기은퇴를 택했다. 주식 투자만으로 생활비 조달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항공사 기장이었던 그는 젊은 시절부터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 해마다 일정 퍼센트 이상 꾸준하게 수익을 남기면 복리로 자산을 불어갈 것이고 언젠가는 조기은퇴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을 이미 그때 내렸다고 한다.
새로운 계산법은 아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에 쉽지 않은 방법인데, 그는 이것을 실천으로 옮겨 매달 월급 일부를 떼어서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갔다. 당연히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매입한 종목 중에는 상장 폐지가 되어 휴지 조각이 된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학습 과정을 거친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역시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과 분산 투자 곧 포트폴리오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최근에는 장기투자와 단기투자를 병행한다고 한다. 자산 대부분은 장기투자를 하되 일부를 가지고 단기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단기투자를 하는 이유는 조기은퇴 이후 시간이 남기도 하고 리스크가 큰 새로운 종목을 공부하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물론 소소히 용돈을 버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대략 10억원으로 1년에 7% 정도의 수익을 내서 7000만원 정도를 번다면, 여유로운 노후생활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10억원, 큰돈이다. 부모로부터 유산을 받지 않는 한 월급쟁이가 모으기 힘든 규모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규모 역시 아니다.
2025년 상반기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총액은 418만8000원이다. 연봉 기준으로는 5025만원이다. 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0년간 저축을 하면 10억원가량이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월급의 10~20%를 꾸준하게 주식에 투자를 해서 복리로 자산을 늘려간다면, 20년 뒤 10억원이라는 목표가 완전히 달성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설령 10억원까지 모으지 못하더라도 몇 억원 정도만 모으는 데 성공한다면, 국민연금에 자산 운용 수익이 더해지면서 노후생활이 더 여유로워질 수 있다. 그래서 요즘 뜨는 상품이 ETF이기도 하다. 몇 만원의 소액으로도 주식 투자가 가능할 뿐더러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를 개인적으로 학습할 필요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의 경우에는 은퇴 후 생활자금을 조기에 마련하려고 아파트까지 팔았다. 월급을 저축해 주식 자산을 늘려가던 중 굳이 수억원을 집으로 깔고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월세로 살면서 매각 대금 모두를 주식에 투자했다. 그래도 집은 하나 있어야 한다거나 투자는 부동산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그 세대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그 선택이 그의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유효했다.
과도하게 부동산에 쏠린 자산
사실, 우리나라 국민은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가계 자산 중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64.5%에 달했다. 2020년 43.4%와 비교하더라도 오히려 더 높아진 수치다. 미국 32.0% 일본 36.4%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월등하게 높다.
미국이나 일본에는 비싼 월세를 내고 초고가 주택에 살면서도 현금 자산을 많이 가진 부자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경우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전직 기장 출신 고양시민은 이런 경우에 속한다. 그는 몇 년 전에 강남에 살던 누님도 고양시로 이주를 시켰다. 강남 아파트를 매각한 자금으로 월세로 살면서 주식 투자로 생활비를 조달하고 자산도 늘려가는 본인의 방식을 전파한 것이다.
그 누님이 매각한 강남 아파트 역시 그 사이에 많이 올랐다. 하지만, 생활 여건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대출받아 산 강남 아파트에 살 때에는 대출금에 비싼 재산세에 연금을 받아도 생활이 빠듯했는데, 지금은 그럴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노후생활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누님의 강남 아파트 친구들은 요즘 어떻게 살까? 집값도 올랐고 재건축도 한다고 하고 호재가 많긴 한데, 건설사들이 건축비를 올리는 바람에 재건축 이후에도 그곳에 계속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한다. 더 나아가 생활비가 빠듯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취업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기성세대이다 보니 여전히 그래도 집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집을 팔아 주식투자를 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젊었을 때 이런 투자 멘토를 만났더라면, 좀 더 여유롭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