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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험의 봄, 전략이 바뀐다 ②] 손해율과의 전쟁

보험을 얼마나 많이 팔았느냐보다, 보험금을 얼마나 정당하게 지급했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달. 4월 손보업계의 본질은 '성장'이 아니라 '정상화'다. 그리고 그 정상화의 이름은, 결국 '손해율과의 전쟁'이다. AI가 그린 이미지

[보험의 봄, 전략이 바뀐다 ②] 손해율과의 전쟁

손보사 진짜 과제는 ‘판매’가 아니라 ‘보상 정상화’

올해 봄, 보험업권에는 민생형 정책이 전면에 등장하고,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 관리가 본격화되며, GA와 자본규제를 둘러싼 통제 장치가 동시에 조여지는 시점이다.

신계약 경쟁과 외형 성장으로 설명되던 보험산업의 문법이, 민생·보상·건전성이라는 세 축으로 재편되는 변곡점에 가깝다.

보험사는 지금 ‘많이 파는 산업’에서 ‘오래 유지하고, 정당하게 지급하며, 안정적으로 버티는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생명보험은 사망보장 중심에서 노후 현금흐름 관리로, 손해보험은 판매 경쟁에서 보상 정상화로, GA와 상장 보험사는 확장보다 통제와 자본규율의 압박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보험매일>은 이번 기획에서 4월 보험업권을 관통하는 세 가지 축, 즉 ‘민생으로 돌아온 보험’, ‘손해율과의 전쟁’, ‘규제의 귀환’을 통해 보험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는지 짚어본다.<편집자주>

손보사, 신계약보다 손해율 방어에 초점

4월 손해보험업계의 공기는 분명하다. 겉으로는 상품 판매와 채널 경쟁이 이어지지만, 실제 경영의 무게중심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손해율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을 중심으로 누적돼 온 구조적 손해 부담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다. 올해 4월은 손보사들이 그동안 예고만 해왔던 ‘보상 정상화’를 실제 경영의 중심축으로 올려놓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징적인 제도가 자동차보험의 이른바 ‘8주 룰’이다. 경상환자가 교통사고 이후 8주를 넘겨 치료를 계속하는 경우, 향후 치료 필요성에 대한 별도 판단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구조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경미한 사고 이후 장기 통원치료가 반복되며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고질적 문제가 제기돼 왔다. 특히 일부 진료 항목은 치료 필요성과 무관하게 관행적으로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험사 입장에선 지급 기준의 합리화가, 의료계와 소비자 입장에선 치료권 제한 우려가 맞부딪히는 대표적 쟁점이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관리 강화

중요한 것은 4월이 단순한 제도 시행의 달이 아니라, 그 효과가 현장에서 드러나기 시작하는 첫 달이라는 점이다. 약관과 지침은 이미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보험사가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할지, 의료기관이 청구 행태를 어떻게 바꿀지, 소비자 민원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결국 현장 집행에서 갈린다. 다시 말해 4월은 ‘제도 도입’이 아니라 ‘집행의 실전’이다.

이와 맞물려 자동차보험 심사 환경도 더 촘촘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동차보험 선별집중심사와 손보사의 지급심사 강화가 동시에 작동하면, 의료기관과 환자 모두 과거와는 다른 대응을 요구받게 된다.

보험사는 단순히 지급을 줄이는 데 그쳐선 안 된다. 불필요한 진료를 걸러내되, 정당한 치료는 보장한다는 기준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해율은 잡아도 민원과 평판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실손보험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4월 실시 예정이었던 5세대 실손보험은 4월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오는 5월로 출시가 미뤄지긴 했지만 출시 시점 자체보다 그 배경이 중요하다.

실손보험도 ‘판매’보다 ‘관리’

비급여 과잉 이용, 도수치료·주사제·특정 비급여 항목 쏠림, 보험금 청구 증가 등으로 실손은 이미 ‘국민보험’이면서 동시에 ‘보험사 최대 부담’이 됐다. 손보사들은 실손을 더 이상 판매량 중심으로 볼 수 없다. 4월은 5세대 실손 출시 여부와 별개로, 기존 1~4세대 계약 관리, 손해율 방어, 병원 이용행태 변화 대응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업계 안팎에선 이를 두고 “손보사의 경영 언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시장점유율과 원수보험료가 앞에 섰다면, 지금은 손해율·합산비율·지급심사·언더라이팅 품질이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보사들에게 자동차보험과 실손은 고객 접점이 넓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상품이지만, 동시에 수익성을 갉아먹는 구조적 부담이기도 하다. 4월부터는 이 부담을 더는 ‘시장 관행’으로 덮어둘 수 없는 국면으로 들어선다.

여기에는 당국의 시선도 작용한다. 자동차보험료 인상 부담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손해율 관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방식이 소비자 권익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압박도 함께 커지고 있다.

“손보사의 진짜 전장은 보상” 평가

결국 손보사들은 두 개의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손해율은 낮춰야 하고, 민원은 폭증하지 않아야 한다. 보험금 지급의 문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지급의 기준을 정교하게 만드는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4월 이후 손보업계의 성패는 여기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보험에서 경상환자 장기치료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실손에서 과잉청구 억제 효과가 나타나는지, 그 과정에서 소비자 반발을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핵심이다. 이 '전쟁'은 단기 실적만의 문제가 아니다. 손보사의 상품 가격 정책, 채널 영업, 병원과의 관계, 나아가 보험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까지 걸려 있다.

결국 올해 4월 손보사의 진짜 전장은 영업 현장이 아니다. 보상 부서, 심사 조직, 손해사정 시스템이 있는 그 안쪽이다.

보험을 얼마나 많이 팔았느냐보다, 보험금을 얼마나 정당하게 지급했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달. 4월 손보업계의 본질은 ‘성장’이 아니라 ‘정상화’다. 그리고 그 정상화의 이름은, 결국 '손해율과의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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