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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험료 산출부터 보상까지···국내 보험업권, 디지털 대전환 가속

보험업계가 단순한 고객 안내 수준을 넘어 보험료 산출과 보상 처리 등 핵심 공정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이식하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 규칙 기반의 초기 시스템에 머물렀던 AI 기술은 이제...

보험료 산출부터 보상까지···국내 보험업권, 디지털 대전환 가속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대면채널 비중 각각 99.5%·74.1% 달해

DB손보, 음성인식·음성합성 기술 기반해 AI 에이전트 정식 오픈

선제적인 AI 거버넌스 구축 시 AI 관련 규제대응력·고객신뢰도↑

“완전판매 모니터링 단계 속 고객이해도 높여 소비자보호 강화”

보험업계 핵심 공정 전반에 인공지능을 이식하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경진 기자] 보험업계가 단순한 고객 안내 수준을 넘어 보험료 산출과 보상 처리 등 핵심 공정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이식하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 규칙 기반의 초기 시스템에 머물렀던 AI 기술은 이제 머신러닝과 생성형 AI로 진화하며 보험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급부상하는 추세다.

15일 하나금융연구소 ‘AI, 보험사의 새로운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대면 채널 비중은 각각 99.5%와 74.1%에 달해 비대면 채널인 사이버 마케팅(CM)과 텔레마케팅(TM)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면 영업 비중이 절대적인 환경에서 AI는 설계사의 영업력을 보강하고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로, 국내 최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업계 최초로 ‘요율산정 AI 어시스턴트’를 본격 도입하며 보험료 산정의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코리안리의 기업성 보험 요율산정 AI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시장 테스트를 지원하기로 결정됐다.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아마존(AWS) 및 구글 클라우드(GCP)의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성 보험 요율산정 AI 어시스턴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복잡한 수학적 데이터와 확률적 계산이 필수적인 재물보험 및 특종보험의 요율 구득 과정에 투입, 산출 오류를 줄이고 보험료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보상 및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에이전트를 통한 자동화 혁신이 두드러진다. DB손해보험은 삼성 SDS와 협력해 음성인식(STT) 및 음성합성(TTS) 기술 기반의 ‘AI 에이전트’를 정식 오픈하며 보상 체계를 지능화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사고 접수 후 30분 이내에 기초 정보를 확보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원스톱 프로세스’를 구현해 고객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또한, 유베이스와 협업해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다국어 통역 AI 에이전트’는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등 4개 국어를 지원하며 외국인 고객의 완전판매 모니터링(해피콜)을 실시간으로 돕는다. 이는 외부 통역 업체 없이 AI가 직접 소통함으로써 상담의 연속성을 높이고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보험 상품 개발 및 유지 관리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역시 생성형 AI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상품정보관리시스템에 생성형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수작업 위주였던 상품 속성 정보 추출 및 입력 과정을 자동화했다. AI가 방대한 사업방법서와 판매 예규 등 복잡한 문서 내 텍스트와 표를 스스로 구조화해 시스템에 반영함으로써, 상품 개정 주기가 빨라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데이터의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동시에 확보했다.

이외에도 대면 영업 비중이 높은 보험업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불완전판매를 방지하는 데에도 AI가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설계사의 사진과 음성을 기반으로 한 ‘AI 명함’은 비대면 환경에서도 고객과의 신뢰를 강화, ‘AI 상담 어시스턴트’는 고객의 보장 내역을 정밀 분석해 최적의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한다.

‘트레이닝 AI’를 통해 신입 설계사의 숙련도를 조기에 끌어올리고, ‘판매모니터링 AI’로 상담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위험 단어나 허위 정보 등 불완전판매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며 모니터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부 직원의 업무 편의성 증진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 확장에도 AI 기술이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직원용 지식 검색 서비스는 방대한 약관과 과거 클레임 사례를 AI가 즉시 조회해 업무 판단의 일관성을 높여주며, AI 플랫폼 기반의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는 보장 중심의 사업 모델을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사업으로 넓히는 가교 역할을 한다.

향후 지능형 손님센터(AICC)를 넘어 AI가 스스로 문서를 이해하고 위험을 예측하는 ‘업무 에이전트’로 진화함에 따라, AI 내재화 수준은 보험사의 처리 속도와 일관성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진단된다.

다만 AI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알고리즘의 신뢰성과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관리 체계 마련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일본생명보험(닛세이) 미국 법인이 챗GPT의 부적절한 법률 조언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오픈AI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AI 도입에 따른 법적·경제적 책임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따라 영국 보험사 모자이크 인슈어런스(Mosaic) 등은 AI 모델의 성능 오류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장하는 전용 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리스크 관리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시장내에서도 AI 에이전트 서비스는 완전판매 모니터링 단계 속 고객의 이해도를 실질적으로 높여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금융 취약계층이 안심하고 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보험 상품의 선택과 판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향후 상품 개발부터 유지 및 관리 프로세스 전반으로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확장해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보험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의 AI 도입은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손해율 관리와 유지율 제고 등 보험사의 손익 구조를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해결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방대한 데이터와 자본력을 갖춘 대형사와 달리 특정 상품이나 채널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 간의 ‘AI 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 전반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는 향후 AI 의사결정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규제 대응력을 높이고 고객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술 혁신이 업무 효율화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실질적인 권익 보호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디지털 대전환이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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