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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안 사각지대 놓인 지역 중소병원… 랜섬웨어 표적 '속수무책'

최근 환자의 민감한 의료 기록을 볼모로 삼는 사이버 공격이 지역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에 집중되고 있다.

보안 사각지대 놓인 지역 중소병원… 랜섬웨어 표적 '속수무책'

▲ 기사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최근 환자의 민감한 의료 기록을 볼모로 삼는 사이버 공격이 지역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형 대학병원과 달리 전담 전산 인력과 자체 보안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지역 2차 병원 및 요양병원들이 랜섬웨어 공격의 주요 표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일 의료계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의료기관 진료정보보호를 위한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을 겨냥한 사이버 침해사고는 2020년 18건에서 2024년 71건으로 4년 새 약 3.9배 급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25년 침해사고 공식 통계에서도 전체 사이버 침해 신고는 2383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악성코드 침해 유형 가운데 랜섬웨어 공격 비중이 77%에 달해 의료·공공 등 사회 필수 서비스망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의료기관 간 정보보안 역량 양극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의료기관 중 16.7%(44곳)는 정보보안 예산이 ‘0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급종합병원의 연평균 정보보안 예산이 약 8억6000만원 수준인 반면 중소 병원급은 2000만~5000만원에 불과해 약 14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기관당 보안 전담 인력 역시 병원급은 평균 0.6명에 그쳐 전담자 없이 일반 행정 직원이 전산업무를 겸임하는 실정이다.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 등 충청권 중소병원가의 취약성은 상급병원에 비해 훨씬 심각한 실정이다. 대전권 대학병원조차 과거 전산망 침투 공격을 겪으며 홍역을 치른 바 있으나 지역 2차 병원 대다수는 기본적인 전산 방어선조차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충청권 내 다수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은 IT 전담 부서 없이 원무과나 총무과 행정 직원이 전산업무를 겸임하는 구조다. 전자의무기록(EMR)과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관리·유지보수 역시 지역 영세 외주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해커들이 보안 관리가 허술한 외주 EMR 업체의 원격 접속 계정을 탈취하거나 업데이트가 중단된 병원 내 가상사설망(VPN) 장비의 보안 취약점을 타고 내부망으로 침투한다는 점이다. 특히 내부 업무망과 백업 장치가 분리되지 않아 랜섬웨어 감염 시 원본 데이터와 백업 스토리지가 동시에 잠기면서 외래 접수 중단은 물론 진료 차트 열람 불가, 수술 일정 차질 등 심각한 의료 마비가 빚어질 수 있다.

피해가 발생해도 수사기관이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하지 않는 '암수 범죄' 비중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이미지 실추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행정처분, 환자 이탈 등을 우려해 사설 데이터 복구업체에 수백만~수천만원을 건네고 자체 해결을 시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계와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지역 필수의료망 붕괴를 막기 위해 영세 의료기관을 겨냥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보건복지부 사이버안전센터(의료ISAC)를 통한 통합 보안관제 서비스가 상급종합병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정작 침해 위협이 큰 지역 중소병원은 안전망에서 배제돼 있다는 지적이다.

청주지역 중소병원 직원 A씨는 “경영난을 겪는 지역 중소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수천만 원대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지자체와 보건복지부가 협력해 외주 EMR 공급망 점검 체계를 마련하고 네트워크와 물리적으로 격리된 독립 오프라인 백업(Air-Gap) 장비 구축 지원 등 현장 중심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창희 기자 changhee@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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