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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베네수 강진’이 드러낸 권위주의 정권의 민낯

연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선 베네수엘라에서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료들이 구호팀과 구호물품의 반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기간 권위주의 체제를 이어오며 시스템이 무너진 베네수엘라 정부가 재난 대응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네수 강진’이 드러낸 권위주의 정권의 민낯

구호단체 입국 막고 기부금 횡령…경찰관들은 재난 현장서 현금 절도

공식 사망자 2295명으로…7일간 국가 애도 기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연쇄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연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선 베네수엘라에서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료들이 구호팀과 구호물품의 반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기간 권위주의 체제를 이어오며 시스템이 무너진 베네수엘라 정부가 재난 대응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권이 지진 발생 후 구조활동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관료들이 구호단체 등에 까다로운 절차를 제시하고 뇌물을 요구하면서 현장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국제구조대(ISAR)가 조직한 긴급 의료팀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구조대원들도 지난달 27일 엑스에 “다른 많은 팀과 마찬가지로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됐고,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지속할 듯해 귀국하기로 했다”고 썼다. 칠레 구조단체 토포스 칠레는 베네수엘라 당국이 자신들을 간첩으로 의심해 서류를 요구하는 등 여러 차례 작업을 방해했다고 전했다.

일부 베네수엘라 군인과 경찰이 약탈, 구호품 반입 차단, 기부금 횡령 등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경찰관 4명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서 현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라과이라 지역에서 피해 복구 작업이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엘나시오날에 따르면 수많은 이재민이 길가에 텐트나 임시 거처 등을 설치하고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에 대한 베네수엘라 당국의 대응이 수십년간 언론 통제, 억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해온 부패한 정권의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호세 모랄레스 아릴라 멕시코 몬테레이공과대 연구교수는 “국가는 현재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며, 정부는 과거 재난 대응으로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고 비판했다. 지진 현장을 취재해온 베네수엘라 언론인 클라벨 랑헬은 “군경은 민주주의나 인권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진압하는 데는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려는 노력은 그만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정부의 부실 대응에 국민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최근 피해 현장을 찾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분노한 주민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이날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전날보다 352명 늘어난 2295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1만1267명으로 집계됐다. 유엔은 현재 약 5만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일주일간 국가 애도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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