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AI 선박 플랫폼 공모 선정
국비 207억 등 4년 401억 투입
기존 선박 SDS체계 전환 핵심
AX플랫폼·원격운영센터 구축
무선 업데이트로 배 성능 진화
한 번 건조하면 기능을 바꾸기 어려웠던 선박이 앞으로는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진화하는 시대를 맞게 됐다. 울산시가 AI 선박 특화 플랫폼 개발·실증 사업을 확보하면서, 울산 조선업도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구조에서 소프트웨어·데이터 중심 산업으로 재편될 전환점을 맞았다.
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인공지능(AI) 선박 특화 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실증’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207억원을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2029년까지 4년간 총 401억원을 투입해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재원은 국비 207억원, 시비 103억원, 민자 91억원으로 구성된다.
사업의 핵심은 기존 선박을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DS)’ 체계로 전환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선박을 건조하면 내부 시스템을 바꾸기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처럼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인공지능 기능을 계속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배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자율운항 기능이나 에너지 최적화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개선할 수 있는 식이다.
세부적으로는 AI 기반 무인선박 플랫폼 표준화와 인프라 구축, 소프트웨어 중심 선박 미들웨어 플랫폼 및 특화 애플리케이션 개발, 선박·육상 간 원격운영센터(ROC) 구축과 실증·인증을 추진한다. 시는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선박 전체를 1명이 조종·통제할 수 있는 무인선박용 AX 기반 플랫폼과 육상조종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까지 내다보고 있다.
실증은 실제 선박인 울산태화호와 대형 상선을 가상환경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해상 사고 위험은 줄이고 기술 신뢰성은 높인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는 또 AI가 실시간 해상 상태를 분석해 최적 항로를 찾으면 연료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선사 입장에서는 운영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셈이다.
사업은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HD한국조선해양, 디지털트윈 기업 하이어스, 독일 아헨공과대학교가 참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율항해·통합제어·원격관제 등 디지털 선박 플랫폼 개발과 표준화를 맡고, 하이어스는 가상 검증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다. 아헨공대는 자동차 분야에서 검증된 소프트웨어 중심 이동수단 기술을 조선에 접목해 글로벌 표준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사업이 자율운항·스마트선박 분야의 초격차 ICT 융합기술 확보는 물론, 데이터·보안 중심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청년고용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가상환경에서 사전 검증한 기술을 실제 선박에 적용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스스로 판단하고 운영하는 지능형 AI 선박 플랫폼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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