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확대·환율 상승 겹치며 자본 여력 완만한 둔화
규제비율 상회에도 은행별 격차 확대…건전성 흐름 변화
주주환원 강화 속 대외 리스크 맞물려 자본관리 중요성 부각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국내 은행권의 자본비율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배당 확대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자본 여력이 일부 약화된 영향이다. 전반적인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건전성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며 ‘관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3.51%로 전분기 말(13.63%) 대비 0.12%포인트(p) 하락했다.
핵심 자본지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은 각각 14.80%, 15.83%로 전분기 대비 0.08%p, 0.09%p 떨어졌다. 은행의 레버리지 수준을 보여주는 단순기본자본비율 역시 6.76%로 전분기(6.83%)보다 0.07%p 하락했다.
은행별로 총자본비율은 BNK가 14%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씨티(△2.67%p), SC(△1.62%p), 카카오(△0.70%p), 산업(△0.61%p), 케이(△0.48%p) 등 13개 은행은 전분기말 대비 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했다.
이번 자본비율 하락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은행권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며 배당을 확대한 점이 자본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외화자산의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재까지는 경고등보다는 ‘주의 신호’에 가깝다는 평이 다수다. 국내 은행들의 자본비율은 여전히 규제 기준을 상당 폭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BIS 기준 최소 총자본비율(8%)과 비교하면 여전히 충분한 완충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흐름의 변화다. 은행별로 자본비율 격차가 확대되면서 일부 은행의 경우 자본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배당 확대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외 변동성까지 커질 경우 자본비율 추가 하락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 변동성, 글로벌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조정 등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자본비율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일각에선 향후 은행권이 △주주환원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전략을 정교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지표만 보면 충분히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자본비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분명한 신호”라며 “주주환원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 자본 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고유가·고환율 상황 등에 따른 신용 손실 확대,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권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자본적정성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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