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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바지 입고 출근했을 뿐인데 “다리털 불쾌하다”…日서 ‘아재 혐오’ 논란

일본 도쿄도청이 올여름 직원들의 반바지 근무를 허용하면서 온라인에서 이른바 ‘아저씨 반바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폭염 대응과 업무 효율을 위한 조치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일부에서는 중년 남성의 반바지 차림을 두고 불편선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반바지 입고 출근했을 뿐인데 “다리털 불쾌하다”…日서 ‘아재 혐오’ 논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일본 도쿄도청이 올여름 직원들의 반바지 근무를 허용하면서 온라인에서 이른바 ‘아저씨 반바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폭염 대응과 업무 효율을 위한 조치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일부에서는 중년 남성의 반바지 차림을 두고 불편선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쿄도는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티셔츠와 폴로셔츠, 운동화 착용을 허용했다. 업무 특성에 따라 반바지 착용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가 장려해 온 ‘쿨비즈(Cool Biz)’ 정책을 한층 확대한 성격이다. 쿨비즈는 여름철 냉방 온도를 28도로 유지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대신 넥타이 착용을 강요하지 않고 반소매 차림 등을 권장하는 정책이다. 이를 두고는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의견과 “보기 좋지 않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도쿄도가 복장 기준을 완화한 배경에는 갈수록 심해지는 일본의 폭염이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은 1898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다. 올해 역시 극심한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여름철에도 정장과 넥타이를 고집하는 직장 문화가 열사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수급 우려도 복장 완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면서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대신 근무 복장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도쿄도청 환경국 일부 직원들은 이미 반바지 차림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관리자급 직원들까지 복장 완화에 동참하면서 직장 내 옷차림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반바지 출근 허용은 예상치 못한 온라인 논쟁으로 번졌다. 일본 주간여성 프라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중년 남성의 반바지 차림은 불쾌하다”, “다리털을 보고 싶지 않다”, “회사에서 왜 그렇게 입느냐”는 글이 잇따랐다.

반면 이 같은 반응이 중년 남성을 향한 차별이라는 반박도 제기됐다. 여성이나 젊은 남성의 노출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중년 남성의 신체 노출만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온라인에서는 “이건 명백한 남성 차별”, “아저씨한테는 인권도 없는 건가”, “반대 상황이었으면 난리 났다”는 반론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이 단순한 복장 문제를 넘어 직장 내 신체 노출, 세대별 시선, 외모 평가가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사회심리학자인 우스이 마후미 니가타세이료대학 교수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평소 드러내지 않는 다리와 체모를 노출하게 되면 상대를 무의식적으로 ‘성적 대상화’하게 만들 수 있다”며 “머리로는 ‘성적 어필이 아니다’라는 걸 당연하게 알면서도 본능적으로는 그렇게 느껴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리를 드러내는 것은 편안한 공간에서의 사적인 행위라고 여겨지는데, 나와 상대방의 경계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직장에서 사적인 모습을 보는 건 ‘신체적 경계가 흐려진다’는 느낌이 들어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도쿄도청의 반바지 허용은 폭염과 전력난에 대응하기 위한 실용적 조치였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직장 내 복장 규범과 세대별 인식 차이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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