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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려’와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반려’와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반려’와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반려’와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한경숙 시인 두 번째 시집 ‘슬기로운 반려생활’ 펴내

“동물과 식물, 바다와 돌 같은 존재들 인간삶과 연결”

2026년 09월 28일(월) 17:30

“오래전부터 저는 사라지는 것들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일곱 살 무렵부터 배를 타고 섬을 건너가며 어쩌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섬을 찾아다녔어요. 지금까지도 저는 늘 어딘가를 건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계절을 보내고, 어떤 존재와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면서요.”

최근 두 번째 시집 ‘슬기로운 반려생활’(천년의 시작)을 펴낸 한경숙 시인은 “일상에서의 사라짐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받아 적는 일이 제게는 시였다”고 했다.

한 시인은 특히 이번 시집을 펴내며 인간만의 세계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곁에 있지만 쉽게 보지 못했던 동물과 식물, 바다와 돌, 빙하 같은 존재들뿐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도어락, 로봇청소기, 비닐봉지 같은 사물들까지도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집은 거창한 생태 담론에서 출발했다기보다 내가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다른 존재들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본 결과”라고 했다.

시집에는 사라지는 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며 쓴 시들이 적지 않다. 또한 ‘반려’와 ‘공존’(환대)에 대한 이야기를 형상화한 시들도 수록돼 있다.

한경숙 시인. <한경숙 시인 제공>

‘반려’라는 의미에 대해 그는 “누군가를 옆에 두고 돌보는 관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의 삶에 들어가고,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면서 결국 이전과는 다른 존재가 되어가는 관계다”라며 “인간과 동물뿐 아니라 돌과 바다, 빙하, 식물, 사물까지도 반려의 범위 안으로 들어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조금 다른 감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연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우리의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존재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버린 것들도 결국 다시 우리의 몸으로 돌아오고 훼손한 바다와 숲의 아픔도 결국 인간의 삶과 연결된다”고 부연했다.

이번 시집의 지향은 일종의 간과 비인간의 경계 허물기다. 그렇다고 한 시인은 누군가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나 아닌 다른 존재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감각해보기를 바란다”며 어쭙잖은 환경 보호 같은 도식적인 강요를 하지 않는다.

“몽돌 몸에는 바다 멍 자국이 남아 있다// 몽돌은 바람이 불어오면 달려가/ 제 몸을 힘-껏 부딪친다/ 분명 무슬목에서 본 몽돌이다/ 누가 어두운 밤으로 데리고 왔을까/ 누가 슬픔이 쌓인 거리에 버리고 갔을까// 파도와 부딪친 갈라진 틈 사이로 붉은 바다 냄새가 짙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를 안듯이 몽돌을 조심히 안아 집으로 데리고 온다//(후략)”

위 시 ‘몽돌’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하고 싶은 말들이 집약된 작품이다. 나 아닌 다른 자신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환기한다. 바다 멍 자국이 남은 몽돌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은 따스하며 ‘함께’라는 인식이 투영돼 있다. 누군가를 돌려보내는 것이 아닌 존재와 시간을 보내며 “결국 내가 이전과 다른 존재가 되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상처받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불완전한 세계에서 조금 더 지혜롭게 다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그는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집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킨다. 인간은 세상의 많은 존재들과 깊이 연루된 나약하고 슬픈 존재라는 사실을 전제한다.

“이번 시집을 준비하며 ‘위로’라는 말을 조금 조심하게 됐어요. 사라지는 것들을 보면서 그것들을 쉽게 위로하거나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시의 가장자리들을 위로하기보다는, 그저 오래 바라보고 이해하고 싶었죠.”

한편 한 시인은 광주대 문창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딩아돌하 신인상을 받은 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나는 다른 행성에 있다’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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