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5일 주총서 高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등재...삼성전자, 작년 3월 申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업계, "그만큼 '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산업에서 금융과 정책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 분석
[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신제윤과 고승범은 모두 전직 금융위원장 출신으로, 공직 시절부터 현재 재계 활동에 이르기까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선후배 관계이다.
두 사람이 퇴임 후에 나란히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사회 의장에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어서 화제이다.
SK하이닉스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고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고 전 위원장은 주총 이후 이사회를 거쳐 의장으로 선임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고 전 위원장이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 오를 경우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두 곳 모두 금융위원장 출신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 구조가 된다.
두 사람은 공직에 있을 때 상사 및 부하 관계였다. 2014~2015년경 신제윤이 제4대 금융위원장으로 재임할 당시에 고승범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으로서 그를 보좌했다. 특히 고 사무처장은 신 위원장이 주도한 기술금융 투자 활성화 T/F의 단장을 맡거나 금융구조개혁 등을 실무적으로 이끌었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이다. 신제윤(행시 24회)이 고승범(행시 28회)보다 행정고시 4기수 선배이다. 이들은 공직 퇴임 후 신 전 위원장이 먼저 고문으로 활동하던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에 고 전 위원장이 2025년 고문으로 합류하며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정책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금융 관료 출신이 전략적 판단에 기여
그런데 이런 특수관계인 두 사람이 국내 반도체 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사회 의장으로 올랐거나 선임될 예정이라는 점은 특이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그만큼 '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산업에서 금융과 정책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각국 정부의 산업 개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규제 이슈가 크게 늘어났다. 상법 개정과 세제 변화 등 국내 정책 대응의 중요성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반도체는 기술만으로 경쟁하는 산업이 아니라 정책과 규제, 금융 환경까지 함께 읽어야 하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최근 ‘자본 경쟁’ 성격이 더욱 짙다.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에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등 투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금 조달과 재무 리스크 관리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금융 관료 출신이 이사회에서 전략적 판단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보조금 정책,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기업 경영이 정치·외교 변수와도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단순한 기술 판단을 넘어 정책·금융·규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의사 결정의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도체와 금융,정책의 조화라고나 할까. 두 사람이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어떤 경쟁과 협조관계를 보일지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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