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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도체 팔고 로봇株 사는 외국인

그러면서 "현대차·기아는 RMAC를 통해 구글과 엔비디아뿐 아니라 미국의 빅테크에 데이터 판매 사업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지난 23일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1월 CES에서 발표한 대로...

반도체 팔고 로봇株 사는 외국인

아틀라스는 제자리에서 물구나무 자세를 취한 뒤 두 손으로 전신을 지지한 채 몸을 수평에 가깝게 유지했다. 몸을 L자 모양으로 만드는 고난도 기계체조 동작도 선보였다. 이후 몸을 위로 뒤집어 정자세로 일어섰다.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이달 들어 차익실현 성격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반도체주를 순매도 중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로봇 테마로 분류되는 종목들을 대거 사들였다. 특히 최근 단순 가전 기업에서 로봇 완성품 사업자로 재평가받고 있는 LG전자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한 이후 피지컬AI(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현대차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5월 4일~12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6조3842억원, 5조537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우선주(1조1705억원)와 SK하이닉스의 지분가치 평가액이 오르면서 그동안 주가가 크게 뛰었던 지주사 SK스퀘어(1조896억원)까지 팔아치우면서 대대적으로 반도체 업종을 정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매수 전환한 외국인 투자자의 단기 차익실현 심리가 강화됐다"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과 함께 리밸런싱 차원에서 매물 출회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주를 팔아치운 외국인들은 로봇 테마로 엮인 종목들을 대거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두산로보틱스로 2850억원어치를 담았다. 이외에도 LG전자(2671억원), 현대차(835억원) 등 국내 증시에서 최근 로봇 업종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이름을 올렸다. 기관 역시 현대차와 LG전자 주식을 각각 2456억원, 7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이달 LG전자 주가는 31.22%, 현대차는 21.65% 상승했다.

LG전자는 오는 2028년 가정용 휴머노이드 상업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룹 내 로봇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 전환이 크게 주목받는 중이다. LG이노텍이 로봇 센서를 제조하고 LG전자가 로봇의 관절과 근육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사업부터 완제품인 '홈로봇' 사업까지 담당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액추에이터를 초도 양산할 계획이다. 로봇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가 안착하면 산업용 휴머노이드와 달리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가정용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휴머노이드와 달리 가정용 로봇은 가격 접근성이 핵심이며 가전의 가격 범주 안에서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감안하면 구독형 모델 도입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이어 "(LG전자는) 기존 가전과의 소프트웨어 연결성뿐 아니라 향후 가전제품의 하드웨어 디자인 자체를 로봇 친화적으로 설계하는 방향까지 검토 중"이라며 "현재 엔비디아의 월드모델 구현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협업 중이고 특히 자사가 보유한 홈 환경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향성을 토대로 피지컬AI 생태계 내 하드웨어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 5일(현지시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의 작동 영상을 공개하면서 국내 로봇 대장주로서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제자리에서 물구나무 자세를 취한 뒤 두 손으로 전신을 지지한 채 몸을 수평에 가깝게 유지했다. 몸을 L자 모양으로 만드는 고난도 기계체조 동작도 선보였다. 이후 몸을 위로 뒤집어 정자세로 일어섰다.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향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돼 공정 단위별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또한 사업장 내 로보틱스 적용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제조솔루션본부 내 로봇 제조 전략 전담 조직인 '로봇제조솔루션전략팀'을 신설했다. 로봇제조솔루션전략팀은 단순 기술 개발 조직이 아닌 제조 현장 내 로봇 적용 전략과 자동화 체계 구축, 생산 운영 효율화 방향 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로봇 훈련소인 RMAC(로봇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에 구글과 엔비디아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MAC는 실제 공장과 똑같은 환경에서 물건을 들고 방향을 바꾸는 등 로봇이 모든 동작을 반복하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일종의 로봇 사관 학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RMAC에는) 현대차그룹 외 구글과 엔비디아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두 회사 모두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를 위해 현실 세계에서 축적한 로봇의 액션데이터가 필요하고 로봇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사업, 추론 칩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기아는 RMAC를 통해 구글과 엔비디아뿐 아니라 미국의 빅테크에 데이터 판매 사업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지난 23일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1월 CES에서 발표한 대로 올해 3분기 RMAC를 미국 서배너에 개소하고 2028년에는 연간 3만대를 생산하는 로봇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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