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전란이 지속되며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이 반도체 경기의 가파른 회복세에 힘입어 두 달째 800억 달러 선을 돌파했다.
무역수지 또한 4월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흑자 규모를 달성하며 견고한 수출 기반을 입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4월 수출입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2025년 같은 기간보다 48.0% 급등한 858억 9천만 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역대 처음으로 800억 달러를 넘어섰던 3월(866억 달러)의 기세를 이어간 수치다. 하루 평균 수출액 역시 35억 8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30억 달러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6.7% 늘어난 621억 1천만 달러로 파악됐다. 에너지 부문 수입이 7.5%, 그 외 품목 수입이 18.8%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237억 7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89억 7천만 달러 개선된 수치로 4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출 성장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4월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73.5% 폭증한 319억 달러를 기록하며 13개월째 해당 월 최고 실적 경신 행진을 벌였다.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고정 가격이 강세를 유지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역대 최고치였던 전월(328억 달러)보다는 9억 달러가량 줄었다.
컴퓨터 분야도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기업용 SSD 수요 폭발로 전년 대비 515.8% 치솟은 40억 8천만 달러를 달성,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제품 수출은 단가가 오르며 금액 기준 39.9% 증가한 51억 1천만 달러를 나타냈으나, 물량 측면에서는 36% 감소했다. 특히 정부의 휘발유·경유·등유 수출 통제 여파로 해당 품목의 물량 감소 폭이 컸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내연기관차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5.5% 감소한 61억 7천만 달러에 머물렀다. 내연기관 모델은 17% 줄어든 반면 하이브리드(16억 달러)와 전기차(9억 달러)는 각각 9%, 23% 성장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 7곳에서 수출이 신장했다. 대중국 수출은 IT 품목의 선전으로 62.5% 늘어난 177억 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대미 수출 역시 반도체 등 관세 제외 품목을 중심으로 54.0% 증가한 163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아세안(154억 달러), EU(72억 달러), 일본(30억 달러) 등에서도 수출이 늘었다. 다만 전쟁 여파가 미친 중동 수출은 물류 차질 등으로 인해 25.1% 줄어든 12억 7천만 달러에 그쳤다.
4월 수입액 중 에너지 분야는 106억 1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유는 수입량 자체는 줄었으나 유가 급등으로 인해 수입 금액은 13.1% 증가한 70억 달러를 기록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쟁 장기화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공급망을 관리하고 글로벌 AI 투자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 사상 첫 2개월 연속 800억 달러 수출이라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시장 다변화와 원자재 수급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수출 변동성 우려를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고광민 기자 ef799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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