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완만한 경기 회복 흐름서
경기 하방 위험 커지고 있어” 진단
유가 급등·공급망 불안 주요인 꼽아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됐고, 기업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 지수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한국 경제가 그간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을 보여왔지만 중동 전쟁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경기 하방 압력을 언급한 건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이다.
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KDI는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차질이 점차 반영되면서 항공료 등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상승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월평균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은 1월 62달러에서 지난달 128.5달러까지 상승했고, 국채시장 기대인플레이션율(국고채 10년물 기준) 역시 같은 기간 2.5%에서 2.7%까지 올랐다.
기업과 소비자 등 주요 경제 주체들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기업활동의 실적과 경기 동향 등을 지수화한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제조업이 77에서 71, 비제조업이 74에서 70으로 모두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12.1에서 107.0으로 떨어졌다. 여전히 기준치(100)를 웃돌지만 체감경기는 뚜렷하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생산·투자·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버티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2월 반도체생산은 10.1% 증가하며 전산업생산 증가(2.6%)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40.0% 늘며 9.3%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140.5%), 컴퓨터(176.6%)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48.3% 늘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는 대외 여건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KDI는 “중동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설비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중동 지역 수출은 물류 차질로 51.3% 감소하는 등 전쟁 영향이 일부 나타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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