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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도체 나홀로 성장에… 韓·대만, 체감경기 ‘먹구름’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로 반도체 수요와 생산이 동반 상승하는 동안 철강, 화학, 기계 등 기존 주력 제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기업 실적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승자 독식이 뚜렷하다. 올해 1분기...

반도체 나홀로 성장에… 韓·대만, 체감경기 ‘먹구름’

양국 1분기 GDP 성장률 급등 불구

非반도체 산업 고전… 경제 양극화

동아시아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대만이 나란히 ‘반도체 딜레마’에 직면했다. 양국은 인공지능(AI) 특수의 수혜를 누리며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등 거시경제 지표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한국은 전년 대비 3.6%, 대만은 13.7% 급등했다. 그러나 반도체만 홀로 달리는 ‘외발자전거 경제’ 구조 속에 비(非)반도체 산업 및 가계 체감경기와의 괴리도 나날이 커지는 양상이다.

2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경제동향·이슈 5월호에 실린 ‘최근 반도체와 반도체 이외 제조업의 경기 양극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생산능력 지수는 2020년 100에서 지난해 180.8로 5년 만에 80%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반면 비반도체 제조업의 생산능력은 86.0으로 되레 14.0% 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생산능력 지수는 노동력·원자재·설비 등을 정상 가동해 달성 가능한 최대 생산량을 뜻한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로 반도체 수요와 생산이 동반 상승하는 동안 철강, 화학, 기계 등 기존 주력 제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기업 실적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승자 독식이 뚜렷하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영업이익 57조2000억원)와 SK하이닉스(37조6000억원)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의 약 90% 비중을 차지했다. 코스피가 7385포인트까지 치솟은 지난 6일까지 시가총액 증가분의 80%도 ‘반도체 투톱’의 몫이었다.

반도체 붐 이면에는 ‘고용 없는 성장’과 ‘소득 격차 확대’라는 그림자도 커지고 있다. 예정처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올해 한국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6.1% 늘어나지만, 가계가 실제 쓸 수 있는 ‘가계 총처분 가능 소득’ 증가율은 4.6%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문학적 규모의 설비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업종 특성상 수십조원의 이익이 나더라도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나 국민 소득 증가라는 ‘낙수효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도체 호황을 누리는 대만도 마찬가지 현상을 겪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7.4% 급증했고, 수출도 6410억 달러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인당 GDP도 약 4만1600만 달러를 넘어서며 한국과 일본보다 먼저 4만 달러 고지를 밟을 전망이다.

그러나 분배지표는 연일 악화일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만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 기준 6만4000대만 달러(약 290만원)로 한국(420만원)의 70%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 호황의 결실이 TSMC, 폭스콘 등 소수의 대기업에 집중되며 전체 가계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이에 대만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지난해 11월 전 국민 1인당 1만 대만 달러(약 47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준호 한은 중국경제팀 과장은 “반도체에 치우친 성장과 낮은 노동소득 분배 등 구조적 문제로 대만 경제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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