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활주로에서 전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건너편에 광주 민간공항 청사가 보인다. 연합뉴스
정부가 광주 군공항 종전 부지를 800조원 규모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로 정하면서 군공항 이전과 연계해 추진돼 온 현안들도 재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광주 서구 마륵동 공군 탄약고 이전 사업은 기존 계획의 중단·변경 여부를 다시 논의하게 됐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청사 기능 배치안도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국방부 등에 따르면 마륵동 공군 탄약고 이전 사업은 기존 탄약고를 광주 군공항 내부 부지로 옮기는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마륵동 탄약고는 수십 년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서구 일대 개발과 주민 재산권 행사에 제약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국방부는 2005년 이전 사업을 승인했고, 2023년까지 총사업비 3262억원 가운데 2681억원을 보상과 공사 등에 투입했다.
탄약고 이전은 군공항 이전 논의와 맞물려 2023년 이후 중단됐다가 올해 설계 검토 용역 등을 통해 재개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광주 서구 마륵동, 벽진동 일대 165만㎡은 공군 탄약고 관련 군사보호시설로 지정되어있다. 전남일보 자료사진
반도체 확정에 이전 계획 재검토
그러나 정부가 지난 6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로 결정하면서 기존 이전 계획은 다시 검토 대상이 됐다. 탄약고 이전 예정지가 반도체 공장 부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기존 계획대로 탄약고를 군공항 내부로 옮길 경우 반도체 공장 부지 활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탄약고 이전 사업을 중단하면 마륵동 일대 군사시설 보호구역 문제와 주민 불편 해소도 늦어질 수 있다.
통합특별시 관계자는 “탄약고 이전은 광주시가 아닌 국방부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정부가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산업단지로 활용하기로 결정한 만큼 국방부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틀째인 2일 광주청사 앞 국기게양대에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로고가 담긴 기존 깃발이 걸려 있다. 판영석 기자
청사 기능 배치도 다시 논의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 결정은 통합특별시 청사 기능 배치 논의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 제7조는 통합특별시 청사를 종전 전남 동부청사와 무안청사, 광주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형배 통합특별시장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인수위)는 그동안 광주·순천·무안 3개 청사에 기능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광주청사에는 기획·조정·정무 기능을, 순천 동부청사에는 산업·경제 기능을, 무안 남악청사에는 시민주권·문화·농해양 기능 등을 배치하는 구상이 논의됐다.
하지만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단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서기로 하면서 청사 기능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산업 기능이 광주에 집중될 경우 무안 지역의 행정 기능 배치 요구도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내부에서도 기존 청사 기능 분산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핵심 산업 기능이 광주로 집중되는 만큼 무안에 보다 많은 행정 기능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과 기존 계획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유지 기능 전체를 남악청사로 옮기자는 안부터 일부 기능만 추가 이전하는 절충안까지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오는 9일 예정된 타운홀미팅에서도 기존안을 유지할지, 수정안을 제시할지 막판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형배 특별시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시장은 이날 동부청사에서 열린 첫 공개 간부회의에서 “취임 1주일이 지나면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청사와 인사 문제인 것 같다”며 “통합특별법의 취지대로 청사는 (3곳을) 균형 있게 운영하고 인력 배치도 법에 규정된 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또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시민과 직원들의 동의를 구하겠다”며 “법과 원칙의 틀 안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사 기능 배분 문제는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가 9일 오후 2시 무안청사 소공연장에서 개최하는 타운홀미팅 ‘특별시민과 함께 설계하는 통합특별시 청사’에서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향후 정책에 반영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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