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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박현채 칼럼] 옝겔지수 오르고 생계형 범죄 급증

더구나 수입에 의존하는 사룟값 부담 증가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육계 사육 마릿수마저 감소, 올해 하반기에는 이미 비상이 걸린 밥상 물가가 또다시 폭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박현채 칼럼] 옝겔지수 오르고 생계형 범죄 급증

▲ 박현채 주필

고물가가 장기간 진행되면서 서민들의 억고 살기가 갈수록 팍팍해 지고 있다. 엥겔지수가 31년 만에 30%대로 다시 오르고 무전취식과 무임승차 등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실질 소비 여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과 세금 부담 확대, 주거비 상승까지 우려되고 있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소비 지출에서 식비(식료품 구입비+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일컫는 엥겔지수는 먹고 살기가 편해지면서 한동안 잊혀졌으나 최근 들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1970년에 42.4나 됐던 한국의 엥겔지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높은 경제 성장에 힘입어 2002년 26.7까지 낮아졌다. 이후 오름세로 반전돼 코로나 19가 창궐하던 2022년에 29.9까지 오른 뒤 지난해에는 30.3을 기록, 30% 대로 올라섰다.

엥겔지수가 오름세로 반전됐다고 해서 한국이 다시 후진국으로 후퇴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같다. 먹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 세대의 소비 행태, 다시 말해 값비싼 외식 선호 트랜드 역시 엥겔지수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엥겔지수가 의미하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소득이 낮을수록 식비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통상 엥겔지수가 30% 이하면 선진국, 30~50%는 개발도상국, 50% 이상이면 후진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의 엥겔지수가 다시 개도국 수준으로 높아진 것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외식 선호현상 등 다른 탓도 있지만 주된 원인은 무섭게 치솟은 먹거리 물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달부터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국내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예정이어어 지수 오름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유 공급망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카드를 내밀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유가와 환율 급등이 수입 농산물값과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다 보니 과거에 싼 가격으로 한 끼를 때울 수 있었던 패스트 푸드 세트 메뉴가 1만 원을 넘어서는 등 이젠 햄버거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아침 식사 결식률이 59%에 이르는 대학생들을 위해 단돈 1000원에 제공되는 아침밥도 요즘에는 불과 20분 만에 매진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업시간보다 2~3시간 일찍 등교해 식당 문이 열리자마자 배식구로 달려가는 이른바 ’학식 오픈런‘이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시중에서는 화장실에 간다고 나간 뒤 달아나는 무전취식을 비롯해 무임승차, 무인 점포털이, 교량 동판 절도사건 등 후진국형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이젠 비료마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식량안보 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비료의 원료인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에서 추출된다. 그러나 중동 전쟁으로 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품귀 현상까지 일고 있다.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생산시설에 타격을 입자 지난 3월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 등 주요 LNG 수입국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는 ‘불가항력’을 선언한 바 있다.

중동은 질소와 요소 등 핵심 비료 원료의 주 생산지이다. 그러나 전 세계 해상운송 비료의 약 3분의 1이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비료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칼륨이나 인산 비료는 한 시즌 정도 안 줘도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 질소 비료는 제때 주지 않을 경우, 작황 감소로 곧장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질소 비료 부족 현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곡물 수확량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4% 상승,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비료와 비료 원료 가격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중동 지역 요소 수출 가격이 전월 대비 38.1%,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3%나 크게 올랐다. 우리는 필요한 비료 원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 이 증 40%가 중동산이다.

비료 부족으로 밀, 옥수수, 쌀 등 주요 작물의 수확이 줄면 먹거리 가격이 뛰는 '애그플레이션'이 전개된다. 곡물 자급률이 20% 수준에 불과한 한국은 전 세계 농산물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 더구나 수입에 의존하는 사룟값 부담 증가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육계 사육 마릿수마저 감소, 올해 하반기에는 이미 비상이 걸린 밥상 물가가 또다시 폭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투데이코리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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