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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종선의 발칙한 시선] 대전 민선9기 허태정號에 바라는 문화·관광·축제의 혜안

허태정 당선인의 민선 9기 대전시정이 출발선부터 무거워 보인다. 새로운 시정을 설계하기 위해 구성된 민선 9기 인수위원회 위원장 박정현 의원은 대전시정의 정책과 살림살이를 들여다보고 SNS를 통하여 “파산 위기 대전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라며 걱정을 쏟아냈다.

[박종선의 발칙한 시선] 대전 민선9기 허태정號에 바라는 문화·관광·축제의 혜안

허태정 당선인의 민선 9기 대전시정이 출발선부터 무거워 보인다. 새로운 시정을 설계하기 위해 구성된 민선 9기 인수위원회 위원장 박정현 의원은 대전시정의 정책과 살림살이를 들여다보고 SNS를 통하여 “파산 위기 대전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라며 걱정을 쏟아냈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기사로 접한 전임 시정의 방만한 재정 운영이나 대형 사업 추진이 불러온 청구서가 부메랑이 된 듯싶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민선 9기는 강도 높은 지출 구조 조정과 긴축재정을 펼 수밖에 없다.

재정 위기 상황에서 흔히 발생하는 안타까운 시나리오는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문화, 예술, 관광 등 보이지 않는 미래 자산에 대한 예산을 자르는 것이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문화예술 정책들은 후순위로 미루거나 축제와 관광 산업 지원을 대폭 축소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는 대전의 미래 경쟁력을 뿌리째 흔드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오히려 대전이 가진 고유의 자산인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그리고 이를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축제·관광 산업’에 대한 투자의 끈을 놓지 않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솔직히 말해, 그간의 대전 축제와 관광 정책은 역대 시정을 거치며 늘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의 0시 축제 문제다. 방만한 예산 집행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개최라는 시기적 부적절함으로 호된 비판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 이전은 역대 시장들은 자유로웠는가. 시민의 문화 향유라는 명목으로 그 모양과 내용을 바꾸기를 반복했다. 지역 문화예술의 자생적 활성화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재정 위기가 아니더라도 대전 축제는 이제부터 다시 그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 예산이 없어서 축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연예인 초청이나 획일적인 부스 나열 같은 1차원적 행사를 과감히 걷어내고, 축제의 콘텐츠를 ‘세밀하고 고도화된 프로그램’으로 채워 넣는 질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며칠 동안 몇 만 명이 다녀갔다’라는 식의 허수 가득한 방문객 숫자놀음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방문객의 체류 시간과 소비 패턴을 세밀하게 분석해 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으로 온기가 실질적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유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전의 ‘빵’이나 ‘과학’ 같은 좋은 소재를 단순히 사고파는 마켓 수준을 넘어 대전의 스토리텔링과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 과학 테마, 야간 관광, 로컬 굿즈 비즈니스 발굴 등으로 입체화해야 한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단순한 조연이 아닌 축제의 기획자이자 주연으로 참여하는 활동공간을 확장과 동시에 예술성을 대중적으로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 이를 통해 축제 예산이 외부 기획사나 대형 연예인의 주머니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축제를 통해 지역 자원의 사업화와 문화예술계의 자생력을 키우는 마중물로 예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허태정 당선인이 마주한 재정 현실은 냉혹하고 엄중하다. 하지만 재정의 위기를 핑계로 미래의 동력이 될 문화·관광 산업의 싹을 잘라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도시들은 가장 어둡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도 문화와 예술, 그리고 축제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결국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외부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시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연대와 치유의 힘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민선 9기 허태정 시장이 이끌어갈 대전시정은 눈앞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는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의 과정인 동시에, 과거의 잘못을 거울 삼아 대전의 문화·관광적 토대를 더 단단히 다지는 지혜로운 여정이 되어야 한다. 시정의 방만함도, 전시성 행정도 모두 넘어서는 혜안과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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