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남홍 세미티에스 대표 (사진=이지혜 기자)
"저희는 외부에서 보기엔 하드웨어 회사지만, 실질적으로는 데이터 분산 처리 아키텍처를 갖춘 소프트웨어 회사에 더 가깝습니다. PCB 디자인부터 펌웨어, 소프트웨어, 서버까지 전부 자사 인원이 직접 합니다."
민남홍 세미티에스 대표는 9일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유일 전공정 물류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회사의 경쟁력과 코스닥 합병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밝혔다. 세미티에스는 글로벌 반도체 AMHS(자동 물류 반송 시스템) 통합 솔루션 기업이다.
◆소프트웨어 기반 분산제어가 핵심 해자
세미티에스는 PCB 설계부터 펌웨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버에 이르기까지 전 스택을 내재화하고 있다. 고객사의 특정 스펙이나 요구 사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점과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전공정 클린 컨베이어 시스템을 상용화한 것이 배경이다.
민남홍 대표는 "전공정 물류 시스템에는 실시간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들어오는데 이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분산 제어 기술을 통해 시간당 반송 물량을 더 많이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공정 진입 허들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탄탄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29억원에 영업이익률은 약 28%로, 무차입 경영과 약 350억원 수준의 금융자산을 갖추고 있다.
질소 퍼지 시스템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반도체 웨이퍼(실리콘)는 공기 중 수분·산소와 만나면 산화막이 생성돼 수율이 저하된다. 10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는 이를 막기 위한 질소 퍼지가 사실상 필수 인프라가 됐다. 업계에서는 질소 주입 시 수율이 약 3%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통용된다.
문제는 기존 방식인데 반도체 장비에 부착된 로드 포트에 질소를 주입하려면 장비를 분해하고 타공한 뒤 다시 조립하는 '개조' 작업이 필요했다. 해당 과정에서 장비 제조사의 보증(Warranty)이 소멸되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세미티에스는 두께 3mm짜리 플레이트 하나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로드 포트 위에 '비개조형 질소 퍼지 시스템(S-Plate)'를 올려놓기만 하면 기존 장비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질소 주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관도 장비 내부가 아닌 플레이트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민 대표는 "보증 범위를 지키면서도 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고객사에게 크게 어필됐다"며 "현재 국내외 글로벌 팹에서 퀄 테스트가 진행 중이고 올해 안에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IPO 자금으로 'AMR 공중 이송 로봇' 선점…반도체 넘어 물류 플랫폼으로
회사 측에 따르면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약 300억원의 자금을 기존 보유 현금과 합산하면 세미티에스는 600억~700억원 규모의 실탄이 마련된다.
민 대표는 상장 추진 배경에 "회사에 돈이 있는데 왜 상장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2~3년 안에 AI·로보틱스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오는데, 이 시장을 선점하려면 지금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 투자처는 3세대 공중 이송 로봇(천장형 AMR)이다. 현재 팹에서 주로 쓰이는 OHT(천장 주행형 반송 시스템)는 기찻길처럼 단선 레일 구조여서 공장 한 곳에 약 1000대를 투입해도 유연성에 한계가 있다.
세미티에스가 개발 중인 AMR은 고속도로처럼 4·6·8차선 평면 구조 위에서 자유롭게 좌·우회전과 유턴이 가능한 방식으로 600대만으로도 유사한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개발 완료 시점은 내부적으로 2년 반~3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진동과 파티클(먼지) 제어라는 전공정 적용의 난제도 인정했지만 "이 부분을 기술로 극복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도체 업황 변동을 경험한 세미티에스는 사업 다각화도 병행 추진한다. 민 대표는 "반도체 전공정에서 검증된 기술은 일반 물류 자동화 시장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이라며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제약 분야로 확장해 반도체 다운턴이 오더라도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해외 거점도 현재 한국 본사와 중국, 일본 법인에서 대만·미국·유럽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세미티에스는 NH스팩 29호와의 스팩소멸 방식 합병을 진행 중이다. 오는 4월 17일 주주총회를 거쳐 5월 20일 합병기일, 6월 5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후 최대주주인 민 대표의 지분율은 50.77%이며 30개월 자발적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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