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미프진’ 처방 기준·진료 절차 등 ‘제도 정비’ 과제

정부가 16일 임신중지 약물의 국내 도입을 공식화하고 처방 기준과 진료 절차 등 의료현장에 적용할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건강보험 적용, 관련법 개정, 청소년·의료취약계층의 접근성 확대 등 풀어야 할 쟁점도 적지 않다.

‘미프진’ 처방 기준·진료 절차 등 ‘제도 정비’ 과제

임신중지약 ‘미프진’ 내년 도입

“현장 가이드라인 곧 마련”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소 2회 병원 방문, 초기 비급여 처방…초음파는 건보 적용 검토

의료계 “법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형법·모자보건법 개정 필요”

여성계 “미성년자 부모 동의 어려울 수도…지원책 마련을” 지적

정부가 16일 임신중지 약물의 국내 도입을 공식화하고 처방 기준과 진료 절차 등 의료현장에 적용할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건강보험 적용, 관련법 개정, 청소년·의료취약계층의 접근성 확대 등 풀어야 할 쟁점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와 성평등부가족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미프진 허가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의료현장에 적용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를 확인할 역량을 갖춘 의사라면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학계와 세부 기준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식약처에 신청된 방식대로 허가될 경우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하는 여성은 최소 두 차례 의료기관을 방문하게 된다. 미페프리스톤(미프진)과 미소프로스톨 성분의 약제를 순차적으로 복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먼저 임신 유지에 필요한 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을 복용한 뒤 24~48시간 후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한다. 이후 7~14일 내에 의료기관을 다시 찾아 임신중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건강보험은 도입 초기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더라도 제약사가 별도로 요양급여 결정신청을 해야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 등을 거쳐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 식약처는 약제 급여화와 별개로 사전에 초음파 검사를 하는 부분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의료계 등과 논의해 정비해야 할 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산부인과 3개 단체는 이날 정부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향에 공감하며 안전한 도입과 사용 관리에 협력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실제 처방과 투약에 앞서 의료진의 진료선택권 등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의사가 신념에 따라 처방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진료선택권을 보장하되 환자가 필요한 진료로 신속히 연계되는 절차를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임신중지 시 배우자 동의를 규정한 모자보건법 제14조를 개정하고, 형법 개정 전까지 처방·투약 의료진이 형사적 불확실성에 놓이지 않도록 의료인 보호 규정과 안전관리 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모자보건법은 의원입법안으로 개정안이 6개 정도 나와 있으며 올 하반기에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료진의 진료선택권을 존중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계에서는 임신중지 약물의 공식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원내 조제 방식이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영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SHARE) 대표는 “그간 약물 도입에 대해 5년 넘게 식약처가 결정을 미뤄왔는데 이번에는 정부의 의지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원내 조제를 전제로 한다면 접근성이 상당히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의 동의를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의료비용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별도의 상담이나 지원 창구를 마련해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체계까지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