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스트레스·피로·탈수 등 주요 원인
자율신경 과반응 미주신경성 실신 대표
어지러움·이명·구역감 등 증상 동반시
즉시 앉거나 누워 2차 사고 피해야
철저한 검사에도 40%가량 원인 미상
반복·위험신호 감지된다면 즉각 진료
심장질환자 운동중 실신 각별히 주의
▲ 이은미 울산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운동 중 발생하는 실신이나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의 실신은 단순한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힘없이 쓰러지는 실신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면서도, 때로는 심각한 질환이 보내는 위험 신호이기도 하다. 가수 이효리 남편 이상순씨가 얼마 전 신경계 증상인 ‘미주신경 기능 저하’ 진단을 받고 라디오 프로그램 등 모든 활동을 중단하면서 이 질환이 어떤 질환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은미 교수와 함께 미주신경성 실신의 증상과 원인,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긴장·스트레스·피로·탈수 등이 원인
실신은 뇌로 가는 혈류량이 순간적으로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일시적 의식소실을 말한다. 갑자기 발생하고 지속 시간이 짧으며, 회복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 정상 수축기 혈압은 120㎜Hg 안팎이지만 실신이 일어나는 순간에는 50~60㎜Hg 정도로 떨어진다. 대개 짧은 시간 안에 뇌로 가는 혈액이 회복되기 때문에 의식도 곧바로 돌아온다.
실신이 일어나기 전에는 어지러움, 이명, 시야가 좁아지거나 어두워지는 느낌 등 이른바 ‘실신 전 단계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안색이 창백해지거나 잿빛으로 변하고, 식은땀이 흐르며 토할 것 같은 메스꺼움(구역)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조짐은 수초에서 수분간 이어지는데 이 시점에 재빨리 앉거나 누우면 실신을 막을 수 있다. 다만 쓰러지면서 머리에 충격을 받으면 직전 증상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런 조짐 없이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은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갑작스러운 공포·놀람·통증 등 심리적 충격이나 장시간 서 있는 상황에서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지면서 혈압과 맥박이 떨어져 발생한다. 더운 날 지하철에서 오래 서 있거나 배변 중, 채혈 장면을 보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은미 울산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정한 상황에서 우리 몸의 ‘자동 조절 시스템’의 반사작용이 평소와 다르게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한다"며 "긴장하거나 극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피를 보거나 주사를 맞는 상황, 사람이 붐비는 장소,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는 상황, 더운 환경 등이 대표적인 유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발 상황은 서로 다르지만, 특정 자극에 대해 혈압과 심박수를 조절하는 자율신경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결과 혈관이 확장되어 혈압이 떨어지고, 경우에 따라 심박수까지 감소하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 실신하게 된다.
특히 장시간 서 있거나 더운 곳에서는 다리와 복부 쪽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줄어 이러한 반응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반면 통증이나 공포, 피를 보는 것 같은 자극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에도 자율신경 반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이은미 교수는 "쉽게 말하면 평소에는 잘 유지되던 혈압 조절이 특정 자극이나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무너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 잠시 의식을 잃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목이 조이는 옷을 입고 고개를 돌릴 때 생기는 경동맥 팽대 실신, 배뇨 중 방광이 갑자기 비면서 발생하는 배뇨 실신, 심한 기침 뒤에 오는 기침 실신, 힘을 준 상태에서 숨을 참을 때 생기는 발살바(valsalva) 실신도 있다.
◇원인 따라 예방·치료 방법 달라져
실신은 많은 경우 의식을 잃기 전에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러움 △식은땀 △메스꺼움 △갑자기 몸이 뜨거워지는 느낌 △시야가 흐려지거나 좁아지는 느낌 △얼굴이 창백해짐 △힘이 빠지는 느낌 등이다. 소리가 멀게 들리거나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이 교수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금 쉬면 괜찮겠지’라고 버티지 않는 것"이라며 "실신 직전에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거나 골절 등의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넘어지지 않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유발 상황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실신 전 조짐이 느껴지면 즉시 앉거나 눕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리를 꼬아 서로 힘주어 누르거나 쪼그려 앉기, 주먹을 세게 쥐는 등의 ‘맞압력 조작법’도 혈압을 일시적으로 올려 실신 방지에 도움이 된다.
고혈압이나 콩팥·심장 질환이 없다면 하루 2~3ℓ의 수분과 6~9g의 소금 섭취가 권장되며 반복될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기립 저혈압이 원인이라면 원인 약물을 조정하거나 탈수를 교정하는 것이 우선이고, 자율신경 이상이 동반된 경우 수분·염분 보충과 함께 약물치료, 복대나 탄력스타킹 착용이 도움이 된다.
심장성 실신은 원인 심장 질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며 대부분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실신은 전문가와 철저한 검사를 거쳐도 약 40%는 원인을 알 수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경과를 관찰하며 추후 원인이 밝혀지기도 한다. 실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진료를 미루기보다 반복되거나 위험 신호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부분의 미주신경성 실신은 큰 문제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실신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운동하거나 달리던 중 실신한 경우 △가슴 통증이나 심한 두근거림과 함께 실신한 경우 △ 가족 중 젊은 나이에 돌연사한 사람이 있는 경우 △심장질환을 진단받은 적이 있는 경우 △반복적으로 실신하는 경우 등 같은 경우에는 심장질환 등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실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진료를 미루기보다 반복되거나 위험 신호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특히 운동 중 발생하는 실신이나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의 실신은 단순한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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