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 해역의 화물선들. /사진 = 연합뉴스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반도체 핵심 원료인 브롬 공급망도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산업연구원과 업계 등을 종합하면, 국내 반도체 식각 공정에 쓰이는 브롬화수소의 원재료인 액화 브롬은 97.5%를 이스라엘에서 들여오고 있다. 브롬화수소 수입은 일본(46%)·미국(25%)·이스라엘(13%) 순이지만, 브롬화수소 주요 수입처인 일본 역시 이스라엘산 브롬 의존도가 높아 사실상 공급망 전반이 이스라엘에 묶인 구조다.
문제는 글로벌 브롬 생산 자체가 중동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세계 생산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해 대체 공급선 확보가 쉽지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동 및 인근국 수입 의존도 70% 이상인 즉각 관리 대상 품목이 41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원료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스라엘의 노바·캠텍 등 반도체 계측·검사 장비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에도 장비를 공급하고 있어 소재·가스·장비 전반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단기 공급 충격 시나리오만으로도 전 산업 생산비는 4.2%, 제조업은 5.4%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장기 시나리오에서는 제조업 생산비 상승률이 최대 11.8%까지 확대된다고 봤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공정용 소재 공급 차질과 장비 운송 지연, 물류비 상승이 겹치면 실제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 생산라인이 멈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정부와 업계의 판단이다. 산업통상부는 "현재 브롬화수소는 차질 없이 수입되고 있으며 국내 비축 재고도 3개월 분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급 중단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가격과 물류, 장기 계약 재조정 부담이 먼저 밀려올 수 있어 공장 가동보다 수익성이 먼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더퍼블릭 / 김종연 기자 jynews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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