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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완의 뮤지컬, 관객 앞에 서다

좋은 뮤지컬은 어느 날 완성된 모습으로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미완의 장면과 멜로디, 문장들이 수없이 다듬어지며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된다. 뻘 속에 묻힌 진주를 먼저 알아보는 일,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무대 위에 올려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완의 뮤지컬, 관객 앞에 서다

좋은 뮤지컬은 어느 날 완성된 모습으로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미완의 장면과 멜로디, 문장들이 수없이 다듬어지며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된다. 뻘 속에 묻힌 진주를 먼저 알아보는 일,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무대 위에 올려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숨겨진 작품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뮤지컬 인큐베이팅사업 리딩공연을 30일 대구 꿈꾸는씨어터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K를 찾습니다’, ‘안데르센-내 인생의 동화’, ‘혼골전’, ‘장미복덕방’, ‘더 해피 프린스’ 등 총 5개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리딩공연은 화려한 무대 장치와 의상보다는 대본과 음악, 배우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작품이 무대 위에서 어떤 호흡을 만들어내는지, 인물과 넘버가 얼마나 설득력을 갖는지 가장 먼저 시험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창작자에게는 수정과 보완의 방향을 찾는 과정을, 관객에게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창작의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기획·개발 단계의 창작뮤지컬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사례가 드문 현실 속에서 DIMF 인큐베이팅사업은 지역 창작 생태계의 실험실 역할을 해왔다. 무대에 오르기 전 초기 단계의 작품들이 실제 관객을 만나며 서사와 음악, 무대적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다.

DIMF 리딩공연은 단순 발표회에 그치지 않고 창작뮤지컬의 다음 단계를 연결하는 성장 플랫폼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실제 사례로 지난해 인큐베이팅사업 리딩공연을 거친 창작뮤지컬 ‘탁영금’은 올해 DIMF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며 본격적인 무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선정작 역시 각기 다른 소재와 정서를 바탕으로 관객과의 첫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EG뮤지컬 컴퍼니의 ‘K를 찾습니다’는 불확실한 시대 속 익명의 ‘K’를 좇는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선택, 삶의 방향을 묻는다. 주식회사 브리즈의 ‘안데르센-내 인생의 동화’는 우리가 익숙하게 기억하는 동화 뒤편에 놓인 안데르센의 외로움과 예술가적 고독을 들여다본다.

‘혼골전’은 경북 영천 지역 전승을 바탕으로 인간과 요괴가 서로의 상처를 통해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장미복덕방’은 대구 중구 골목의 작은 부동산을 배경으로 불안정한 주거 현실 속 관계와 위로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를 각색한 ‘더 해피 프린스’는 타인을 향한 작은 온기가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DIMF는 올해 선정작 중 1개 작품을 선정해 하반기 쇼케이스와 전문 멘토링을 연계 지원할 계획이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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