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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생물과 플라스틱의 미래

플라스틱이 널리 쓰인 지 100년이 채 안 됐지만 가벼운 무게, 뛰어난 가공성, 그리고 썩지 않는다는 성질 때문에 현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재료가 됐다. 특히 ‘썩지 않는’ 성질은 매번 물건을 새로 만드느라 들었던 수고로부터 우리를 해방했다.

미생물과 플라스틱의 미래

미생물과 플라스틱의 미래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 안재형 농업연구사

박상래

2026년 06월 01일 17:08

승인

2026년 06월 01일 21:17

플라스틱이 널리 쓰인 지 100년이 채 안 됐지만 가벼운 무게, 뛰어난 가공성, 그리고 썩지 않는다는 성질 때문에 현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재료가 됐다. 특히 ‘썩지 않는’ 성질은 매번 물건을 새로 만드느라 들었던 수고로부터 우리를 해방했다.

그러나 이 ‘썩지 않는’ 성질은 편리함과 함께 플라스틱 오염이라는 문제도 가져왔다. 우리나라는 올해 1월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했다. 이는 4년 뒤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러나 매립을 대신할 소각장은 부족한 상태다. 또한, 종량제 방식 등 혼합 배출되는 폐기물 중 폐합성수지류가 가장 높은 비중(27%)을 차지해 폐플라스틱 등의 폐기물 배출량은 줄이고 재활용은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오염은 어떤 물질이 적절한 시간 내에 분해되지 못하고 쌓여 일어난다. 그리고 지구에서 이 분해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생물은 세균과 곰팡이, 즉 ‘미생물’이다. 화학농약처럼 인간이 새롭게 만들어낸 화학물질이 환경으로 배출되면 미생물은 처음에는 이를 이용 못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절한 분해 방법을 찾아 결국 이산화탄소와 물 등 해가 없는 물질로 분해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어딘가에 플라스틱도 분해하는 미생물이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 중이다. 농촌진흥청도 멀칭필름 등 농업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 미생물이나 곤충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려면 미세입자화, 높은 온도 등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며, 그 속도도 매우 느린 것으로 나타나 지금 이를 폐멀칭필름 등의 분해에 바로 적용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폴리에틸렌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어려운 이유는 폴리에틸렌이 물과 섞이기 어려운 성질, 즉 소수성이 높으며, 미생물과 효소가 침투하기 어려운 치밀한 구조를 지녀서다. 무엇보다도 폴리에틸렌이 천연고분자와 달리 탄소와 탄소로만 결합한 안정적인 구조라 일반적인 미생물이 작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적절한 시간 내에 미생물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과 달리 식물체의 껍질을 이루는 물질과 같은 탄소-산소 결합을 지닌 데다 상대적으로 물과도 잘 섞여 미생물이 식물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그렇다면 모든 플라스틱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면 플라스틱 문제가 사라질까? 그럴 수는 없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본질적으로 기존 플라스틱보다 물성과 내구성이 약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튼튼함을 유지해야 할 땐 기존의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기존 플라스틱을 사용할 때는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 후 적절한 폐기 또는 재활용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농업용 멀칭필름, 비닐봉지, 포장재 등 사용 기간이 짧은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석유 대신 농업부산물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이용하는 기술, 사용 목적에 맞는 적절한 물성 확보 기술, 토양 매립이나 퇴비화, 재활용 등 사용 후 적절한 폐기 방법 등이 개발되어야 한다. 또한, 토양에 매립하거나 퇴비 사용 시 환경에 영향이 없는지 평가하는 연구도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은 대학, 연구소, 산업체와 연계해 농업용 생분해성 플라스틱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을 수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이 가까운 미래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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