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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한국판 승부는 끝났나... 월마트와 신세계·롯데가 보여준 5년의 차이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6.04.24 00:30
ㅣ 수정 : 2026.04.24 00:30
[기사요약]
쿠팡, 초고속 배송 경쟁우위
월마트, 하이브리드 플랫폼 진화
신세계·롯데, 반격 전략 모색
[뉴스투데이=김승한 (주)JNDK 본부장, 경기대 겸직교수] 2025년 11월, 쿠팡회원들을 대상으로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전직 내부 직원에 의한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다.
약 3370만개에 달하는 회원의 성명, 주소, 연락처 등이 대량으로 유출된 이후 ‘탈쿠팡’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과거 라이벌이었던 신세계와 롯데에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3월 기준 쿠팡의 결제액은 정보유출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이른바 ‘탈팡족’의 복귀가 시작되었다.
아마존이 미국 리테일의 규칙을 바꾼 것처럼, 한국에서는 쿠팡이 유통의 속도와 편의성을 정의해 왔다. 미국의 유통거인 월마트는 최근 2026년 2월 시가총액 1조달러를 장중 돌파하며 전통 유통업체의 가치를 다시 쓰는 상징적 사건을 만들었다.
반면 쿠팡에 맞선 신세계와 롯데는 오프라인 자산을 디지털 물류와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으로 대응해 왔지만, 지난 5년의 성과는 월마트의 사례와는 여전히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
• 거인의 반격, ‘월마트’의 변화와 성장
글로벌 리테일 시장은 오랫동안 아마존의 확장과 전통 유통업체들의 대응을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 그 한복판에서 월마트는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을 디지털 운영 체계와 결합하며, 단순한 대형마트를 넘어 옴니채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월마트의 2026 회계연도 실적은 매출 1907억달러, 전년 대비 5.6% 증가, 글로벌 이커머스 24% 성장, 광고 사업 37% 성장, 영업이익 10.8% 증가로 확인된다.
월마트의 사례는 이런 한국 시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월마트는 2026 회계연도까지 매장의 약 65%에 자동화 서비스를 도입하고, 물류 포장센터 처리 화물의 약 55%를 자동화된 시설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기존자산을 활용해 배송 속도와 비용 효율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드론 배송도 월마트의 물류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 월마트는 알파벳의 윙(Wing)과 협업해 드론 배송서비스를 확대해 왔고, 2026년 초에는 미국 여러 지역의 100개가 넘는 매장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월마트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운영 혁신의 축으로 삼고 있다. 월마트 루미네이트(Walmart Luminate)는 협력사와 브랜드가 고객행동과 채널성과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이며, 월마트의 디지털 사업 확장 방향을 보여준다.
생성형 AI 역시 월마트의 변화에 포함된다. 월마트는 고객용 생성형 AI 비서 스파키(Sparky)를 공개해 검색과 상품추천, 쇼핑 경험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수익 구조의 다변화도 눈에 띈다.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는 자사앱과 매장, 온라인 접점을 활용한 광고솔루션으로 성장하고 있고, 월마트 풀필먼트 서비스(Walmart Fulfillment Services)는 제3자 판매자를 위한 물류지원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결국 월마트의 경쟁력은 더 이상 저가 판매에만 있지 않다. 방대한 매장 네트워크, 자동화 물류, 데이터 서비스, 리테일 미디어를 결합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윙(Wing) 드론 배송서비스가 월마트와 협력해 2025년 12월 16일 화요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시청에 물품을 배송하고 있습니다. [출처=nwahomepage, AP]
• 국내 유통 공룡 ‘신세계·롯데’가 그리는 반격의 지도
쿠팡은 2025년 매출 345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 성장했고, 4분기 기준으로도 매출 88억달러와 영업이익 4억7300만달러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2025년 연결 기준 총매출 12조77억원, 영업이익 4800억원을 기록했고, 롯데쇼핑은 2025년 4분기 연결 매출 3조5000억원대와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회복하며 수익성 개선을 시도했다.
이 숫자들이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쿠팡은 성장률과 물류 속도에서 여전히 시장의 기준을 선도하고 있고, 신세계와 롯데는 오프라인 매장과 멤버십, 백화점·마트·복합몰을 묶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구조적 우위를 완전히 되찾지는 못했다.
다만 두 전통 강자 모두 적자 축소, 점포 리뉴얼, 온라인 비중 확대, 물류 투자 확대로 체질 개선의 방향은 분명히 잡아가고 있다.
신세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플랫폼화를 꾸준히 밀고 있다. 2025년 신세계그룹 뉴스룸은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이 공간 혁신과 콘텐츠 강화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고, SSG닷컴과 백화점·프리미엄 포맷을 결합한 전략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 역시 온라인과 물류, 해외 복합몰을 결합해 옴니채널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5년 실적에서는 수익성 회복이 관찰됐다.
반면 우리나라의 신세계와 롯데는 월마트처럼 풍부한 오프라인 자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쿠팡이 구축한 초고속 배송 경험과 규모의 경제를 완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강점은 분명하다. 백화점, 마트, 복합쇼핑몰, 멤버십, 식품·프리미엄 카테고리, 그리고 지역 기반 오프라인 접점은 쿠팡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자산이다.
결국 지난 5년의 경쟁은 “누가 더 싸게 파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누가 더 많은 물리 자산을 더 정교한 데이터와 물류 체계로 바꾸느냐”의 싸움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월마트가 그 해답을 상당 부분 증명했다면, 신세계와 롯데는 이제 그 해답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완성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쿠팡이 속도의 기준을 세웠다면, 전통 유통 강자들은 신뢰, 상품 구성, 공간 경험, 그리고 옴니채널의 밀도로 반격을 준비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 김승한(Seunghan Kim) ▶
서울대 산업공학 박사 / (주)JNDK 본부장 /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 (전)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단장 / (전) (주)화물맨 부사장 / (전) (주)포테닛 사장 / (전) SK 융합물류본부장(상무) / (전) 삼성SDS 물류BPO 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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